미국을 국빈 방문한 찰스 3세 국왕이 28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진행한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양국의 동맹과 우정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양국의 동맹과 협력을 재확인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연설에서 찰스 국왕은 양국의 관계를 '분쟁 속에서 태어난 파트너십'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설립된 근간인 '대표 없이 과세 없다'는 원칙을 두고 (영국과 미국 사이에는) 근본적인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미국이 영국에게서 물려받은 공유된 민주주의 가치"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이란 전쟁 등 최근 현안에서 양국이 갈등을 빚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두 나라의 관계는 혈맹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찰스 국왕은 최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의 갈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25년 전 9.11 테러 당시 영국이 미국을 적극 지지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한 점을 언급했다. 찰스 국왕은 "9.11 테러 직후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가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고 각 회원국은 해당 회원국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는) 조약 5조를 처음으로 발동했을 때, 우리는 지난 100년 넘게 그래왔듯 (미국의) 요청에 (참전으로) 응답했다"고 강조했다.
찰스 국왕은 무역 문제에 대해서도 상호호혜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양국간) 연간 4300억 달러(약 633조원) 규모의 무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혁신을 촉진하는 1조7000억 달러(약 2500조원)규모의 상호 투자, 대서양 양안에서 생겨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축하하고 싶다"면서 "이는 앞으로 더 키워갈 수 있는 강력한 토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작년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에서 사용한 표현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의 혈연과 정체성의 유대관계는 가격을 매길 수 없고 영원하다. 그것은 대체할 수 없고 깨질 수 없다"고 했다. 찰스 국왕은 이번 연설에서 그 문장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정이 생애 20번째 미국 방문이자 국왕으로서는 첫 방문이라는 점도 언급하며 미국인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이같은 찰스 국왕의 연설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호평이 나왔다. 키어 스타머 총리실 공보실장을 지낸 제임스 라이언스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은 영국 외교의 하이네켄 (맥주와) 같다"면서 "그들은 외교관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곳까지 다가선다"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 상원의원은 "위트와 유머, 역사가 어우러진 완벽한 연설이었다"면서 "영국 국왕의 연설을 듣고 (갈라진 미 의회가) 하나되는 느낌이 드는 것은 약간 이상하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이 연설 후 기분이 좋아졌을 것"이라고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렸다.
찰스 국왕은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 국왕으로서 그동안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의 국익을 위해 막후에서 많은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YT에 따르면,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영국 등 나토 인원이 후방에만 머물렀다고 발언하자 457명의 전사자를 낸 영국은 발칵 뒤집혔다. 이후 왕실 측이 찰스 국왕의 우려를 백악관에 전달했고, 백악관은 해명 성명을 발표했다. 또 작년 3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캐나다를 흡수해야 한다고 발언한 뒤, 찰스 국왕이 그해 5월 캐나다를 방문해 지지를 표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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