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영의 재테크루]"나이롱환자 그만"…표류하는 車보험 '8주룰'에 노조도 총대

  • 車보험 손해율 87.5%…손익분기점 웃돌아

  • 손보 노조 "제도개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무분별한 장기 치료를 막기 위한 이른바 ‘8주룰’ 도입이 표류하자 현장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그동안 정책 이슈에 말을 아끼던 손해보험업계 노동조합까지 금융당국에 조속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전면에 나섰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형 손해보험사 4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총 39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이 249억원으로 적자 폭이 가장 컸고 현대해상 140억원, 삼성화재 96억원이 뒤를 이었다. 유일하게 88억원 흑자를 낸 DB손해보험 조차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80%가량 급감했다.

자동차보험 부진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적자는 7080억원 수준까지 확대됐고, 올해 1분기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85.9%로 1년 전보다 3.4%포인트(p) 상승했다.

적자가 커진 배경에는 정비요금 상승과 누적된 보험료 인하 효과가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경미한 사고임에도 장기간 치료를 지속하거나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일부 환자의 도덕적 해이도 손해율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자동차보험이 사실상 전 국민 의무보험인 만큼 손해율 악화는 결국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 압박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추진된 것이 8주룰이다.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가 8주 넘게 치료를 받으려면 추가 진단서를 제출하고 치료 필요성을 입증하게 하는 제도다. 당초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대책의 핵심으로 꼽혔으나 의료계와 일부 소비자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하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손해보험업종본부는 성명을 통해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정부를 압박했다. 노조는 일부 나이롱환자의 부당한 보험금 편취가 다수 가입자의 경제적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성명은 보험업계 노조가 임금이나 고용 등 내부 현안이 아닌 정책 이슈에 직접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규제 산업 특성상 당국의 정책 방향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보험업계의 현장 불만이 노조 성명을 통해 표출된 셈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정책에 대해 노조가 전면에 나선 것은 그만큼 실무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의식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손해사정 담당자들은 장기 치료를 빌미로 한 악성 민원에 노출될 경우 합리적인 손해사정 업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호소한다.

다만 노조는 제도 개선과 함께 손해사정 담당자의 업무 여건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치료가 필요한 피해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뤄지려면 손해사정 담당자의 고용 안정, 과도한 배당량 제한, 금융소비자보호 평가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논점은 8주룰이 ‘치료권 제한’이냐 ‘보험금 누수 차단’이냐로 갈린다. 반대 측은 환자마다 회복 속도가 다른데 일률적으로 기간을 정하는 것은 피해자 권리 침해라고 주장한다. 반면 찬성 측은 정상적인 치료를 막자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을 노린 부정수급성 장기치료 관행을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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