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정원' 선거 쟁점화… 정원오 "이전 검토" vs 오세훈 "역사적 상징"

  • 민주당 총공세 … 6·3 민심이 운명 가른다  

광화문광장에 조성된 ‘감사의 정원’ 조형물 대한민국과 6·25전쟁 참전 유엔군 22개국을 상징하는 23개의 석재 조형물이 ‘받들어총’ 형상으로 설치돼 있다 최근 6·3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설치 적절성과 상징성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김두일 기자
대한민국과 6·25전쟁 참전 유엔군 22개국을 상징하는 23개의 석재 조형물, ‘감사의 정원’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돼 있다. 최근 6·3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설치 적절성과 상징성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김두일 기자]
 

 6·3 서울시장 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든 가운데 광화문광장에 조성된 '감사의 정원'이 뜨거운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속 추진된 전시행정"이라며 총공세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자유를 지켜준 참전국에 대한 역사적 감사 공간"이라고 맞서면서, 광화문 한복판의 조형물이 선거전의 상징 이슈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논란의 중심은 서울시가 약 20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감사의 정원'이다. 대한민국과 유엔군 참전 22개국을 상징하는 석재 조형물 23기와 미디어 전시관 등을 설치해 6·25 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정면 문제 삼고 있다. "광장의 역사성과 개방성을 훼손한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고, 윤건영·고민정 의원에 이어 김남근·오기형 의원 등이 잇따라 현장을 찾으며 여론전에 나섰다.
 
 지난 15일에는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직접 광화문광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정 후보는 " '감사의 정원'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현재 위치가 적절한지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 후보는 전쟁기념관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지를 남겼다. 그는 "많은 시민들이 '전쟁기념관이 더 적절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주고 있다"며 "당선되면 시민 공론화를 통해 가장 적절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이 문제 삼는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입지다. 광화문광장이 민주주의와 시민 소통의 상징 공간인데, 군사적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받들어총' 형상의 조형물이 들어선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다. 둘째는 경관 문제다. 일부 시민사회와 한글 관련 단체들은 조형물이 세종대왕상과 조선어학회 기념탑 사이 시야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셋째는 절차와 예산이다. 시민 공론화 부족과 200억 원대 사업비 규모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현장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시민들은 "감사의 의미는 이해하지만 왜 꼭 광화문이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전쟁기념관이 더 어울리는 장소 아니냐"고 말한다. 반면 "참전국에 대한 감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광화문처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공간이 오히려 상징성이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조형물의 의미를 살피는 모습이 관찰됐으며 일부는 기념사진을 찍으면서도 상징성이나 설치 취지를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오세훈 후보 측은 강하게 맞서고 있다. 오 후보는 최근 준공식에서 "광화문광장은 내외국인이 함께하는 대한민국의 상징 공간"이라며 " '감사의 정원'이 가장 빛날 장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과 보훈계 일각에서도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참전국을 기억하는 공간을 정치적 논쟁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반론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조형물 설치 문제를 넘어, '광화문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철학 논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한다. 광장을 민주주의와 시민 집회의 상징 공간으로 볼 것인지, 국가 기억과 역사성을 함께 담는 공간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누가 서울시장이 되느냐에 따라 '감사의 정원'의 향방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작지 않다. 오세훈 후보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감사의 정원'은 광화문광장의 대표 보훈·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으며 추가 보완 사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정원오 후보가 당선될 경우 공론화 절차를 거쳐 재배치나 이전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 내부와 시민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쟁기념관 이전론'도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
 
 광화문광장 한복판에 세워진 23개의 석재 조형물은 단순한 도시 시설물을 넘어, 서울의 역사와 기억, 그리고 공간 철학을 둘러싼 정치적 선택의 상징이 되고 있다. 6·3 서울 민심은 시장 한 사람뿐 아니라, 광화문의 미래 풍경까지 함께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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