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시장 몸값 높아진 경찰] "경력만 쌓고 떠난다"…수사 베테랑 유출에 조직 흔들

  • 변호사 자격 2~3년 내 퇴직 흐름…"전문성에도 승진 어려워"

  • '경정 전문관제' 도입 등 경찰청 대응에도 실효성 의문 제기

  • 변호사 경력채용→민간 법률 시장 경쟁력…충성도 약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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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GPT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로 제작한 가상 이미지입니다. [사진=챗GPT]

경찰 수사권 강화로 경찰 출신 인력에 대한 수요는 높아졌지만, 정작 조직 내부에서는 숙련 수사관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찰관을 중심으로 로펌이나 중대범죄수사청 이직 고민이 확산하면서 전문 인력을 붙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법조계 현장에서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경찰관들이 수년 내 조직을 떠나는 경향이 확고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경찰 출신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경찰대 출신뿐 아니라 간부 후보생·순경 출신까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퇴직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며 "자격증을 딴 뒤 2~3년 안에 조직을 떠나는 흐름이 사실상 굳어졌다"고 말한다.

경찰청도 대응에 나섰다. 최근 로스쿨 진학 경찰관에 대한 연수휴직 확대, 변호사 자격 경찰관 대상 별도 승진 정원(TO) 운영, '경정 전문관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검찰청 폐지 이후 출범하는 중수청으로 수사 인력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성이 조직 내 보상과 승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경찰 출신 전형환 변호사는 "전문수사관·책임수사관 같은 인증을 부여해도 승진이나 급여에서 실질적 차이를 만들어주지는 못한다"며 "결국 수사를 잘한다고 승진하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총경 승진은 업무 성과보다 조직 내 인사 구조 영향이 더 크다는 인식이 현장에서 강하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자격 경찰관에 대한 조직 내부 시선도 복잡하다. 한 현직 경찰 간부는 "변호사 자격 경찰들은 경정을 빨리 달지만, 총경 승진은 쉽지 않다"며 "결국 경찰 경력을 활용해 로펌 등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 조직 특유의 인사 구조와 수사 경과 진입장벽도 문제로 지목된다. 변호사 자격이 있어도 원하는 수사 부서로 이동하기 어렵고, 인사권자 재량 영향이 크다 보니 전문성을 살릴 기회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수사 현장의 과도한 업무 부담 역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장 수사관들은 고소·고발 사건에서 CCTV 확보와 금융 거래 분석, 압수수색 집행, 포렌식 절차까지 직접 수행해야 한다.

전 변호사는 "고소인과 피의자가 제출한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필요한 증거를 직접 뛰어다니며 찾아야 한다"며 "사건 한 건을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품이 변호사가 사건 한 건을 맡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을 한 건 처리하든, 두 건 처리하든 월급은 똑같다 보니 현장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경찰 조직이 사실상 '경력 경유지'처럼 변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변호사 경력채용(경채)이나 경찰 재직 경력이 민간 법률 시장 경쟁력으로 활용되면서 조직 충성도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경찰 출신 변호사'라는 경력을 쌓기 위해 입직하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들은 "경찰 경력을 추가하려는 목적으로 입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승진을 통해 몸값을 높인 뒤 민간 시장으로 이동하려는 분위기도 존재한다"고 털어놨다.

다만 전문 인력의 민간 이동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수사 경험과 법률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형사사법 시장 전반에서 활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시각이다.

법조계에서는 금융·반부패·디지털 범죄 등 고난도 수사가 확대할수록 경찰 내 법률 전문 인력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전문성을 제대로 평가하고 보상하는 구조가 마련되지 않으면 인력 유출 흐름을 막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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