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막을 올린 21일, 부산 지역의 선거 전선은 새벽과 심야를 가리지 않는 후보들의 치열한 발품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부산시장 왕좌를 노리는 여야 거물급 주자들부터 전국적인 화약고로 부상한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들까지, 첫 행선지로 화려한 무대 대신 '삶의 현장'을 택하며 바닥 민심 훑기에 나섰다. 주요 후보들은 오후 들어 일제히 거점 지역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세 몰이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는 '실용적 경제 행보'를 첫 코드로 잡았다. 전 후보는 오전 6시 50분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을 찾아 대형 선박을 오가는 통선 선장들과의 간담회로 일정을 시작했다. 전 후보는 이 자리에서 "통선 노동자는 부산 경제의 실핏줄이자 모세혈관"이라며 노고를 격려했다. 이어 북극항로 시범운항 사업자로 예비 선정된 팬스타 그레이스호에 승선해 "부산이 글로벌 해양물류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두 노동자들과의 조찬으로 현장 목소리를 수렴한 전 후보는 오후 부전역 광장에서 대규모 출정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세 몰이에 나섰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서민·민생 행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1일 새벽, 부산 시내를 관통하는 59번 심야버스에 탑승해 귀가하는 시민들과 눈을 맞췄다. 버스 안에서 한진중공업 근로자를 비롯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과 소통한 박 후보는 감성적 접근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한시라도 빨리 시민들의 애환을 듣고 싶어 심야버스에 올랐다"며 "시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책임지고 함께 고민하는 민생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개혁신당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는 '기성 정치 타파'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도심 한복판을 공략했다. 오전 7시 30분 연제구 연산교차로에서 합동 출정식을 가진 정 후보는 "청년 유출과 지역경제 침체라는 구조적 위기는 과거의 낡은 정치 문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새로 마련한 3.5톤 유세차에 올라 "부산을 글로벌 하이테크 허브이자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청년층과 중도층을 겨냥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이자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 시점인 '0시'부터 불을 뿜었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는 21일 0시 정각, 부산도시철도 덕천역에서 '막차 인사'로 배수진을 쳤다. 궂은 날씨 속에서 부인 진은정 변호사와 함께 개찰구 앞에 선 한 후보는 막차에서 내리는 심야 귀가객들을 배웅했다. 한 후보는 "가장 고단한 일상을 마치는 시민들을 섬기는 자세로 선거운동을 시작하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장에서는 심야 시간임에도 일부 젊은 유권자들이 한 후보에게 사인을 요청하거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이례적인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여당 프리미엄'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정공법을 택했다. 박 후보 역시 21일 0시에 맞춰 북부소방서 만덕119 안전센터 앞에 직접 자신의 선거 현수막을 내걸며 선전포고를 했다. 여당 후보의 추진력을 강조하며 지역 발전 적임자임을 선제적으로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 측은 오후 '북구 원팀 출정식'을 열고 당력을 집중하며 초반 기세 제압에 총력을 기울였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는 오전 7시 구포대교 사거리에서 '무적함대 선대위 출정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출근길 표심 공략에 나섰다. 자신의 학창 시절 추억이 깃든 구포시장과 이른바 '맥도리아거리'를 언급하며 연고주의와 정서적 유대감을 자극한 하 후보는 중앙 정치권과의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하 후보는 "중앙 정치의 소모적인 정쟁은 서울에서나 하라"고 일갈하며, "북구 발전에 이념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오직 지역 민생만 보고 가겠다"고 차별화를 꾀했다.
후보들의 이색적인 첫날 행보를 바라보는 부산 시민들의 시선은 매서우면서도 뜨거웠다. 덕천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4) 씨는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전통시장이나 지하철역을 찾는 것에 진정성이 있는지 솔직히 의문"이라면서도 "하지만 밤늦은 시간이나 이른 새벽부터 직접 찾아와 허리를 숙이는 모습에서 이번 선거에 임하는 후보들의 절박함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부산항 인근에서 만난 한 항만 근로자는 거창한 거대 담론에 경종을 울렸다. 그는 "북극항로나 해양수도 같은 화려한 구호도 좋지만, 우리 같은 현장 노동자들에게 와닿는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나 안전 대책이 더 시급한 문제"라며 "누가 시장이 되든 말만 번지르르한 공약 대신 실질적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실행력과 추진력을 보고 투표할 생각"이라고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부산시장 선거와 북구갑 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서 부산이 이번 재·보선의 전국적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며 "거대 양당의 자존심을 건 진검다리에 개혁신당의 가세, 그리고 무소속 거물 주자의 출격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13일간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예측 불허의 총력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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