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대법원 '현대중공업 하청 노조교섭' 기각 판결 규탄..."헌법 정신 배반"

  • "단체교섭권 보장되려면 노동조건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사용자 상대로 행사해야"

  • "현대중공업 상대로 단체교섭 요구할 수 있어야...대법, 헌법정신 외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단체교섭 청구 소송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따른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단체교섭 청구 소송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따른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청구 소송을 기각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반헌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판결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22일 민변은 논평을 통해 "노동 3권은 헌법 규정만으로 직접 효력을 발휘하는 구체적 권리이며, 이 중 단체교섭권은 가장 핵심적인 권리"라며 "단체교섭권이 보장되려면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사용자를 상대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간 하청 업체들이 '원청의 허락 없이는 권한이 없다'며 교섭을 회피해 온 상황에서 대법원이 원청의 책임을 면제해 준 것은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변은 HD현대중공업이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를 사용해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그에 따르는 사용자로서의 책임과 위험 부담은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변은 "이익이 있는 곳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법리"라며 "비정규직 사용으로 이익을 얻는 원청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판결이 최고 사법기관으로서 헌법적 가치를 실현해야 할 대법원의 존재 의미를 스스로 지운 것이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민변은 대법원이 개정 노조법의 취지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개정 노조법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를 사용자로 보는 기존의 판결들과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을 확인한 입법임에도 대법원 다수 의견이 이를 새로 권리를 만드는 창설적 입법으로 치부했다는 것이다.

민변은 "원청 사용자의 책임 강화와 사용자성 인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앞으로도 노동 3권 실현을 위해 투쟁하는 하청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이러한 퇴행적 판결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조합이 지난 2017년 원청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 소송에서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다'며 원청의 손을 들어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