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의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강남권 고가 대단지를 중심으로 한 꺾임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에 맞춰 매물이 쏟아진 강남구와 서울을 대표하는 고가 아파트 단지들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25일 KB국민은행 KB부동산이 발표한 ‘2026년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기준 5월 11일)’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7% 상승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0.25%)와 연립주택(0.05%)이 오름세를 보인 반면, 단독주택은 0.01%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전체적인 시장 지표는 집값 상승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공인중개사 6000여 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105.5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3.5포인트 올랐다. 특히 서울의 매매전망지수는 120.6으로 무려 8.6포인트나 급등해, 향후 3개월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 보는 중개업소가 훨씬 많았다.
이번 달 상승세를 주도한 곳은 중구(1.94%), 동대문구(1.52%), 성북구(1.39%), 동작구(1.37%) 등 도심 및 강북권 주요 지역이었다. 경기 지역 역시 성남 중원구(1.93%)와 광명(1.91%) 등이 2%에 육박하는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활기를 띠었다.
반면 전통적인 부촌인 강남구의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0.41% 떨어지며 하락폭을 더 키웠다. 지난 3월 -0.16%를 기록하며 2년 만에 하락 전환한 이후 3개월째 내리막길이다. 인천 아파트값 역시 0.02% 떨어지며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부진은 대단지 지표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대한민국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지수화한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 대비 0.55% 하락한 98.7을 기록했다. 올해 3월(-0.73%) 2년 1개월 만에 하락으로 돌아선 뒤 두 달 연속 하락폭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선도아파트 50지수에 포함된 고가 대단지들은 지난해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완연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특히 지난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의 세제 기한 내 급매물이 강남권 등 고가 대단지 밀집 지역에 집중적으로 거래된 것이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전세 시장은 매물 부족에 따른 불안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0.27% 올랐으며,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83%의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다. 구별로는 강북구(1.86%), 성북구(1.36%), 노원구(1.35%) 등 중저가 밀집 지역의 전셋값 상승세가 매서웠다. 서울의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38.8을 기록하며 16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크게 상회해, 하반기 전세 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실수요가 탄탄한 강북 및 수도권 외곽의 중저가 단지와 과도하게 오른 몸값을 일시적으로 조정받는 강남권 고가 단지로 디커플링(탈동조화)되는 양상”이라며 “양도세 유예 종료로 인한 급매물 소화가 일단락되는 6월 이후가 올해 전체 부동산 시장 방향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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