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수출 끝났다…현지 유통사 품고 독자 매장 여는 K-뷰티

  • 올리브영, 美1호점·물류센터 구축…직접 유통 나서

  • 구다이글로벌, 한성USA 인수로 북미 공급망 확보

미국 현지 소비자들이 CJ올리브영 미국 패서디나점 개점 첫날인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매장을 찾아 K-뷰티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미국 현지 소비자들이 CJ올리브영 미국 패서디나점 개점 첫날인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매장을 찾아 K-뷰티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K-뷰티의 미국 공략 공식이 바뀌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과 소셜미디어 입소문에 의존하던 기존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물류·오프라인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거나 대형 유통사를 인수하는 전략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특히 미국 전용 올리브영 온라인몰과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인 ‘OY멤버스’까지 독자 구축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캘리포니아주 블루밍턴에 약 3600㎡(1100평) 규모의 서부 통합 물류센터도 조성했다. 최대 5000평까지 확장 가능한 이 자동화 창고는 오프라인 매장 재고 공급과 온라인몰 배송을 동시에 책임진다.
 
국내에서 27년간 다듬어온 뷰티 편집숍 운영 모델을 미국 심장부에 그대로 이식한 것이다. 올리브영은 이달 중 로스앤젤레스(LA) 상업 중심지인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 쇼핑몰에 미국 2호점인 ‘올리브영 센추리시티점’을 여는 등 내년 상반기까지 총 5개 매장을 확보할 방침이다.
 
‘조선미녀’, ‘티르티르’, ‘스킨푸드’ 등 브랜드를 거느린 구다이글로벌은 이미 구축된 현지 유통망을 사들이는 인수·합병(M&A) 방식을 택했다. 구다이글로벌은 올해 1월 미국 소재 K-뷰티 전문 유통기업 한성USA의 경영권을 약 1000억 원에 인수했다. 한성USA는 코스트코, 얼타뷰티, 타깃 등 미국 현지 유통사에 K-뷰티를 공급하는 핵심 벤더사다. 한성USA는 지난해 매출이 약 1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이번 인수로 구다이글로벌은 자사 브랜드의 유통망 확장과 생산부터 물류·유통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했다. 특히 마녀공장, 메디힐, VT 등 외부 K-뷰티 인디 브랜드들까지 한성USA를 통해 미국 주요 채널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구다이글로벌은 일본 현지 법인 ‘구다이글로벌재팬’과 북미 거점 한성USA를 통해 글로벌 유통 허브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일찌감치 미국 현지 브랜드 인수를 통해 유통 채널 지배력 확보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2022년 세포라·니만마커스 등 800개 이상 매장에 입점한 미국 뷰티 브랜드 타타하퍼를 1681억원에, LG생활건강은 같은 해 얼타뷰티·월마트 채널을 보유한 더크렘샵을 1485억원에 각각 인수하며 현지 유통망을 한 번에 가져오는 전략을 택했다.
 
이처럼 K-뷰티 기업들이 미국 현지 유통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것은 장기 성장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구조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현지 유통사나 에이전트에 의존해 온 결과 채널이 늘어날수록 가격 통제력이 약화되고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제3자에게 내어주던 유통 마진을 회수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계산도 깔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미국에서 유행처럼 반짝하고 사라진 경우를 수없이 봤다”며 “유통망을 직접 소유해야 가격과 브랜드 이미지를 통제할 수 있고, 그래야 비로소 일시적 붐이 아닌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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