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축제 월드컵을 올해는 KBS와 JTBC 두 곳에서만 볼 수 있게 됐다. 월드컵 때마다 KBS·SBS·MBC 3사의 중계를 비교하며 즐기던 '골라 보는 재미'가 줄어든 것이다. 방송가에서는 월드컵 중계권을 독점 확보한 JTBC가 이번에 거둘 성적표에 주목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2032년까지 이어지는 월드컵·올림픽 중계권을 둔 협상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JTBC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비롯해 2028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 2030 FIFA 월드컵, 2030 알프스 동계올림픽, 2032 브리즈번 하계올림픽 등에 대해 국내 중계권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JTBC가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을 선점한 뒤 재판매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장기 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올해 2월 JTBC가 단독 중계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개막식 시청률이 1.8%에 그치는 등 역대급 흥행 실패란 평가가 일각에서 나왔다. 보편적 시청권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중계권 독점 구조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JTBC가 북중미 월드컵 공동 중계 협상 과정에서 재판매 금액을 애초 350억원 수준에서 약 140억원까지 대폭 낮춘 배경에도 동계올림픽 흥행 부진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JTBC가 밝힌 입장문에 따르면 이번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료는 1억2500만 달러(약 1870억원)로 2022 카타르 월드컵(1억 300만 달러)보다 약 20% 높다. KBS는 JTBC가 제시한 재판매 금액 약 140억원을 수용해 공동 중계에 합류했지만 SBS와 MBC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방송가에서는 네이버는 온라인 독점 중계권 확보에 3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본다.
재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이 중계권료에 한참 못 미치는 만큼 JTBC의 수익성은 홍명보호에 달려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대회 초반 전체 경기에 대한 광고를 판매한 뒤 한국 대표팀 성적에 따라 추가로 광고를 판다.
코바코 관계자는 “우리 대표팀이 32강에 진출하면 그에 대한 추가 광고 판매가 이뤄진다"며 "홍명보호 성적에 따라 광고 수익 규모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고 단가 역시 변수다. 이 관계자는 "월드컵 단독 중계라고 해서 광고 단가가 반드시 올라간다는 보장은 없다"며 "단가를 높게 부르더라도 시장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가격을 낮춰서라도 판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기 성적, 시청률을 포함한 시장 반응, 경제 상황 등 변수가 많아 현재 시점에서 수익 규모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올해 열린 동계올림픽과 월드컵만으로 JTBC의 손익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JTBC가 2032년까지 이어지는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한 상태인 만큼 손실을 판단하는 시기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가 모호하다"며 "개별 대회가 아닌 전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수익성을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월드컵과 올림픽 등 국민관심행사에 대한 지상파 중계를 의무화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김현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이 개정안에는 ‘중대한 국민관심행사’는 ‘하나 이상 전국 단위 지상파 방송 사업자가 실시간 중계’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관건은 소급 적용 여부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법 적용 범위와 시점이 핵심 쟁점"이라며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현 의원실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소급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겼다”며 “현재 법사위에서 소급적용과 관련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의 핵심은 방송사들이 줄다리기를 하더라도 지상파가 꼭 한 곳이라도 중계하도록 조율하는 것”이라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이를 조율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등 이해관계자들이 양보하도록 유도하는 게 골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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