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역대급 규모의 돈이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대회는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국이 공동 개최하는 데다 참가국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었다. 경기 수는 64경기에서 104경기로 증가했고, 대회 기간도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보다 열흘이나 긴 39일로 확대됐다.
대회 규모가 커진 만큼, 벌어들이는 수익도 껑충 뛸 전망이다. FIFA는 이번 월드컵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약 409억 달러(약 63조원)증가하고, 미국에만 172억 달러(약 26조원)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대회 기간이 늘어난 만큼 소비가 진작되고 관광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는 주류, 항공, 방송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본다.
광고 시장도 들썩인다. FIFA는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 하프타임 공연을 도입하고, 전·후반 각각 한 차례 3분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보충 휴식)를 운영하는 등 사실상 광고 시간을 확 늘렸다. 영국 ITV가 이번 대회를 '6주간 이어지는 슈퍼볼'에 비유하며 광고 수익 확대를 기대한 배경이다. 영국에서는 자국 경기의 경우 30초짜리 광고 단가가 최대 30만 파운드(약 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6분짜리 광고를 송출하는 나이키의 경우 단순 셈법상 광고 한 편에 360만 파운드(약 73억원)을 쓰는 셈이다.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도 기대감으로 들썩인다. 뉴욕과 뉴저지 일원에서만 33억 달러(약 5조원)의 경제 효과를 예측했다.
월드컵에 따른 경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최대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넷플릭스가 FIFA와 협력 관계를 확대하는 등 중계 시장 선점에도 나섰다. 월드컵을 둘러싼 경쟁이 미디어 시장으로까지 확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특수는 모두에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개최국인 멕시코에서는 치솟은 티켓 가격 탓에 일반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기 어려워졌다. 월드컵이 축구 팬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한 이벤트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광고 시간 확 늘려…넷플릭스도 중계권 경쟁에 뛰어드나
그러나 축구계 일각은 월드컵의 지나친 상업화를 우려한다. 공연으로 경기 흐름이 끊겨, 축구 특유의 연속성과 긴장감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월드컵이 엔터테인먼트 쇼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선수 안전을 이유로 도입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둔 논란도 상당하다. 미국 방송사 폭스는 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 경기 후반전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 전면 광고를 송출하느라 경기를 10초가량 놓쳐 축구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FIFA에 따르면 경기가 재개되기 30초 전에 경기를 중계하는 게 원칙이다.
FIFA가 광고 사업을 확대하면서 넷플릭스도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7, 2031 FIFA 여자 월드컵 미국 중계권을 확보했으며, 2030 남자 월드컵 중계권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월드컵 개막일에는 FIFA와 공동 개발한 공식 월드컵 게임 ‘FIFA 월드컵 : 론칭 에디션’을 출시했다. 다큐멘터리와 팟캐스트 등 관련 콘텐츠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볼거리 많아졌지만…티켓값은 문턱
볼거리와 즐길 거리는 늘었지만, 티켓값이 고공행진하며 축구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FIFA는 이번 대회에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을 최초로 도입했다. 티켓 수요가 몰릴수록 가격이 오르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일부 경기의 티켓 가격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보다 최대 5배 가까이 올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일반 근로소득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2일 열린 대한민국-체코전은 고가 티켓 논란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FIFA는 이날 관중 수를 4만4985명으로, 사실상 만석에 가깝다고 발표했으나 중계 화면에 빈 관중석이 포착되며 수요 측정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연이어 나왔다. FIFA는 이번 대회 티켓 판매량이 600만장을 넘어서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는 입장이지만, 세계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비싼 티켓값이 문턱으로 작용하면서 일반 팬의 경기 직관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월드컵 개최국인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티켓값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비판하며, 자신의 티켓을 젊은 축구팬에게 양보하고 개막전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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