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모델까지 수출통제…동맹국 자립론 확산

  • 앤트로픽 미토스5·페이블5 사용 제한

  • 프랑스 "파트너 선의에만 의존 못 해"

  • 유럽, 미국 기술 쏠림 줄이기 본격화

앤트로픽 사진AFP·연합뉴스
앤트로픽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신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외국인 사용 제한을 내리면서 우방국들 사이에서 기술 자립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이 안보를 이유로 최첨단 AI 사용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대미 기술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12일 앤트로픽에 최신 AI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를 외국인에게 제공하지 말라는 수출통제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앤트로픽은 두 서비스에 대한 접속을 중단했다.
 
이번 결정은 AI 모델 자체가 미국 정부의 통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동맹국들은 미국산 AI 기술을 정부와 기업 업무에 활용해 왔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특정 국가의 기술에 지나치게 기대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프랑스는 자체 AI 활용 확대에 나섰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16일 정부 부문에서 자국 스타트업 미스트랄 AI의 모델을 기반으로 한 도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는 자체 도구를 가져야 한다”며 “특정 파트너의 선의에만 AI 사용을 맡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내정보총국(DGSI)도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대신 자국 기업 ‘챕스비전’을 협력사로 선정했다. 다만 팔란티어와의 장기 계약이 지난해 갱신된 만큼 실제 전환에는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AI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G7 대표들은 미국 기업의 첨단 모델을 일부 동맹국과 협력국에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앤트로픽 사용 제한 이후 우방국의 이용을 보장할 해법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유럽 정치권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독일 출신 알렉산드라 기스 유럽의회 의원은 “이번 조치가 미국 정부가 유럽을 친구이자 동맹이 아니라 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특정 모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국가를 얼마나 취약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미국 기술 쏠림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프랑스 AI 스타트업 데이터쿠의 플로리앙 두에토 대표는 “합리적인 기업이 다른 나라에 기반을 둔 하나의 모델에만 의존하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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