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운항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수수료를 낸 선박에 미 해군 호위를 붙여 신속 통항을 보장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국과 이란이 평화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선주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위험을 감수하도록 설득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자들에게 주문했다.
폴리티코는 현재 논의의 초점이 보험 문제에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선박 공격 이후 보험사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대한 보장을 꺼리면서 선주들이 운항 재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유조선에 통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은 유럽 국가들의 관여를 끌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 전직 미 행정부 관계자는 현재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회의에 맞춰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이 걸프 지역 해상안보 부담을 전적으로 떠안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구상이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해군이 걸프 지역 해상안보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압박하고 이란이 합의를 뒤집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장기적인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추가 억지력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선주들을 대상으로 200억 달러 규모의 '정치 보험'을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실제 참여는 저조했다.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 소형 보트 등을 동원해 선박을 공격하는 상황에서 선주들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선박과 화물을 위험에 노출하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4월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미국이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기자들에게 “우리가 통행료를 부과하는 건 어떤가”라며 “왜 안 되나. 우리가 승자다.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다.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활용해 미국에 본사를 둔 보험사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보험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폴리티코 취재에 응한 관계자들은 현재 논의 중인 아이디어 가운데 최종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현재 페르시아만에는 500척에 가까운 선박이 정박해 있으며, 이 가운데 220척은 유조선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합의한 이후 적대행위는 거의 중단됐지만 선주들은 취약한 평화가 깨질 가능성을 우려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꺼리고 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체결한 훌륭한 MOU 덕분에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개방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운송이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 개시 이전 순으로 조속히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는 근거 없는 추측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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