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권 ‘가성비 여행’ 중심…대도시 저물고 소도시 뜬다
올여름 한국인 여행객의 해외여행 키워드는 'L.I.T.E'로 요약된다. 글로벌 호텔 검색 플랫폼 호텔스컴바인과 여행 검색 엔진 카약이 7~8월 성수기 기간 항공권과 호텔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까운 곳에서 실속을 챙기는 ‘가벼운 여행’ 수요가 뚜렷했다.
해외 항공권 검색량은 일본이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1위에 올랐고 베트남, 중국, 태국이 그 뒤를 이었다. 역대급 엔저 현상과 높은 접근성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중국은 무비자 정책과 합리적인 물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항공권 검색량이 약 6.4% 증가하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숙박 기간과 등급에서도 효율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짙었다. 호텔 검색 중 1~2박 단기 투숙 비중이 전체의 46%에 달했다. 숙소 등급 역시 가성비를 고려해 5성급 비중은 줄어든 반면, 일정 수준의 시설을 보장하면서도 가격 부담이 적은 3~4성급 호텔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 “한국 와서 때 밀고 약 쇼핑”…외국인 사로잡은 ‘K-웰니스’
한국인들이 해외 소도시로 향할 때,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시장에서는 이른바 ‘케어커버리(Karecovery)’ 열풍이 불고 있다. 인바운드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의 올해 상반기 거래 데이터를 보면,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목적이 단순 관람에서 피부과, 건강검진, 한의원, 세신 등 웰니스와 컨디션 회복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추세다.
실제 올해 상반기 크리에이트립의 전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했는데, 이 중 피부과 카테고리 거래액은 무려 411% 폭증했다. 1인당 결제액도 140% 늘어나 미용 시술에 투입하는 비용이 대폭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의료관광의 국적과 분야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아시아권 중심이던 미용 의료 시장에 서구권 관광객이 대거 유입됐다. 미국인 관광객의 예약 비중은 건강검진 55%, 한의원 43%를 기록하며 종합적인 건강 관리 영역으로 발을 넓혔다. 대만 관광객은 여전히 피부과와 안과 등 미용·시력 교정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다.
전통적인 목욕 문화와 약국도 새로운 관광 코스로 안착했다. 한국식 때밀이를 경험할 수 있는 ‘1인 세신숍’ 거래액은 전년 대비 462% 늘었고, 스파 예약도 67%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본격 활성화된 약국 방문 예약 상품은 전체 웰니스 예약의 23%를 차지했다. 재생 크림이나 트러블 케어 제품 등 의약품과 화장품의 경계에 있는 ‘코스메슈티컬’ 제품을 구매하려는 외국인들로 서울 도심 약국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 로컬로 향하는 발걸음…지방 관광 활성화 기대감
이 같은 여행 트렌드 변화는 서울·제주 등 기존 전통적인 관광 중심지를 넘어 지방 중소도시로의 외연 확장이라는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낳고 있다.
국내 여행객의 경우 호텔 검색 증가율 기준으로 동해, 제천, 경주, 남해 등이 상위권에 포진하며 개성 있는 로컬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입증됐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 역시 지방으로 분산되고 있다. 영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산의 경우, 올해 상반기 크리에이트립 내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1% 급성장했다. 올 초 개설된 부산 지역 피부과 예약 상품이 부산 전체 거래액의 64%를 견인하며 새로운 인바운드 치트키로 떠올랐다. 헤어숍(144%↑)과 메이크업(40%↑) 등 뷰티 인프라도 동반 성장 중이다.
경주 역시 일일투어 상품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이 61% 증가했다. 최근 경주 출신 멤버가 포함된 걸그룹이 관광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K-팝 팬덤을 활용한 지역 마케팅까지 가세하면서, 서울에만 집중되던 외국인 관광객 동선은 지방 도시로 한층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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