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전당대회 후보자들이 후보 등록을 마치고 민심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종 현안을 놓고 이른바 '룰의 전쟁'이 불거지며 계파 갈등도 격화됐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18일 대전 일대를 둘러본 뒤 마지막 일정으로 전북 익산으로 이동해 김민기 2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한다. 고(故) 김민기는 1951년 익산에서 태어나 1971년 가수로 데뷔해 민주화 운동의 상징곡인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만든 한국 포크 음악계 거장으로 꼽힌다.
특히 김 전 총리의 대전 일정이 눈에 띈다. 대전은 내달 17일 전당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앞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는 내달 1일 충남·충북·대전·세종을 시작으로 울산·부산·경남,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 전북·전남광주, 경기·서울을 거쳐 대전에서 마무리하는 일정을 공개한 바 있다. 김 전 총리가 대전을 공략해 초반 표심으로 기선 제압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송영길 의원은 경남과 울산에서 타운홀 미팅 등을 개최해 소통 강화에 나선다. 이 가운데 경남은 전국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유표 투표 결과에 5% 가중치가 부여되는 지역이다. 전준위가 대구·경북·경남을 취약 지역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1인 1표제가 도입되는데, 부작용으로 특정 지역 의견이 무시될 수 있다는 점을 보완한 것이다.
경남과 울산은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높았던 지역이기도 하다. 경남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이 박완수 도지사에게 석패했고, 울산은 김종훈 당시 진보당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한 민주당 소속 김상욱 시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던 김두겸 전 시장을 꺾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구을에서 지역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당원대회를 개최한다. 주요 안건은 상무위원·전국대의원 선임 등이다. 이를 통해 당원주권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1인 1표제를 도입한 정 전 대표는 당원이 중심이 되는 민주당을 내세우며 선거 전략을 벌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정 전 대표가 지역구 내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대표는 해당 지역구에서 4선에 성공하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이재명)계와 친청(정청래)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친명계는 청년최고위원 제도 불발, 친청계는 선호투표제 도입에 반발했다. 친명계는 뚜렷한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없는 친청계가 전준위에서 의결한 청년최고위원제를 반대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친청계는 당헌·당규를 위반하면서까지 선호투표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호투표제는 투표자가 1~3순위 선호 후보를 한꺼번에 투표 용지에 기입하는 방식이다. 1차 투표에서 1순위 득표로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면 당선자를 확정하지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차순위까지 포함, 집계해 당선자를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친명계에 유리한 방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민주당이 전날 친명계 후보인 송 의원과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후보 자격을 인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최고위와 당무위를 잇따라 열고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에게 예외적으로 후보 자격을 부여하기로 의결했지만,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피선거권은 권리당원에게만 부여된다고 적시됐다. 여기서 권리당원이란 권리 행사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전까지 입당하고, 권리 행사 시행일 전 1년 이내에 6회 이상 당비를 낸 자를 의미한다.
송 의원은 2023년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탈당한 뒤 무죄 확정 판결을 받고 지난 2월 복당해 6개월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일당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복역 당시 계좌 동결 등 여파로 당비 납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1일부터 예비 경선에 돌입한다. 예비 경선을 통해 당 대표 후보 3명, 최고위원 후보 8명으로 압축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 총리, 송 의원, 정 전 대표를 포함해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회 의장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후보 등록을 마쳤다.
고 의원은 최근 전당대회의 판세를 결정할 것으로 예측되는 호남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전남 무안에서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목포로 이동해 지지를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친문계로 꼽히는 고 의원은 검찰개혁의 일환인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며 김 전 총리, 송 의원, 정 전 대표와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고 의원은 성폭력 등 예외적 사건에는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기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세대 교체론을 내세우고 있는 김 전 의장은 전날 5명의 후보가 함께하는 합동 토론회를 제안했다.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의 후보 자격이 유지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가 불발됐던 사례를 언급하며 "민주당의 원칙은 개인의 사정보다 우선해야 한다. 청년에게 적용했던 원칙이라면 686(60대로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1960년대생)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될 때 비로소 원칙이 된다. 청년에게는 예외가 없고 기득권에게만 예외가 반복된다면 청년들은 민주당에서 계속 멀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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