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추천부터 물류까지…면세업계, '전방위 AI 이식' 속도

  • 롯데면세점, 챗GPT 쇼핑 서비스…신세계는 AI·로봇 물류 구축

  • 면세점 내국인 매출 연초 수준 밑돌아…고객 편의·운영 효율 강화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선물용 위스키를 추천해줘.” 챗GPT가 고객 맞춤형 상품을 골라주고, 후방에서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출국 시간에 맞춰 면세품의 출고 과정을 관리한다. 상품 탐색·구매부터 물류까지 AI 적용 범위를 넓히며 디지털 경쟁에 나선 국내 면세점들의 풍경이다. 고객 편의를 높여 구매 전환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반복 업무와 물류 비용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이달 중순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챗GPT 기반 대화형 쇼핑 서비스를 선보였다.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거나 롯데인터넷면세점에 먼저 접속하지 않아도 챗GPT 안에서 상품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향수 베스트셀러를 보여줘”나 “오늘의 특가 상품을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AI가 요구에 맞는 제품을 제시한다. 추천 결과는 롯데면세점 상품 구매 페이지로 연결돼 상세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은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축적해 고객의 예산과 구매 목적 등을 반영하는 개인화 추천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생성형 AI와 벡터 임베딩 기술을 활용해 인터넷면세점 검색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벡터 임베딩은 표현이 다르더라도 의미가 비슷한 단어와 상품을 서로 가깝게 연결하는 기술이다. 예컨대 고객이 상품명 대신 용도나 특징을 입력해도 검색 의도와 가까운 제품을 찾아주는 방식이다. 신라면세점 측은 “기존의 단순 키워드 일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의 검색 의도와 문맥을 이해하는 의미 기반 검색을 구현했으며, 동의어·유사어·오탈자·한영 변환 검색까지 인식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은 고객이 직접 접하는 온라인 서비스와 후방 물류를 함께 손보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캠페인 주요 이미지와 영상 콘텐츠를 내부에서 제작하고, 온라인몰에서는 AI 기반 상품 추천과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LG전자와는 AI 기반 스마트 물류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주문부터 입고·검수·피킹·출하에 이르는 물류 전 과정에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고 이동형 로봇과 실시간 데이터 분석, 디지털 트윈 기반 관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출국 시간에 맞춰 상품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면세업 특성을 고려해 물류 처리 속도와 상품 인도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면세점은 오프라인 매장의 체험형 서비스에 AI를 접목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무역센터점에서 운영한 ‘AI 뷰티 트립’은 고객의 얼굴형과 퍼스널 컬러, 모공·유분·주름 등 피부 상태를 분석해 36개 브랜드의 약 800개 제품 가운데 적합한 상품을 추천했다. 고객은 진단 결과와 추천 제품을 QR코드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진단 결과가 QR코드 기반 리포트 형태로 제공돼 중국어 등 외국어로도 확인 가능한 점이 외국 고객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었다”며 “추후 AI 뷰티 트립 서비스를 재운영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가 AI 도입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내국인 소비 둔화와 시장 정체에 따른 ‘내실 경영’ 기조가 깔려 있다. 시장의 외형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2842억원에 달했던 면세점 내국인 매출은 2월 2576억원, 3월 2312억원으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후 4월 2397억원, 5월 2546억원으로 서서히 반등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연초 수준을 밑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면세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는 고비용 구조를 깨고 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력이 곧 생존 무기”라며 “AI를 활용한 디지털 체질 개선이 향후 면세점들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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