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증권사의 상장지수펀드(ETF) 관리 책임 제고 방안을 두고 업계에서는 현실을 외면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선책의 핵심은 괴리율 관리 의무 상향이다. ETF 시장에서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는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를 줄이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개선책은 LP의 종가 괴리율 관리 의무 기준을 기존 3%에서 2%로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괴리율 위반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괴리율 확대는 호가뿐 아니라 기초자산 유동성, 거래량, 시장 변동성, 주문 불균형, 헤지 여건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모든 상품에 2% 기준을 일률적으로 강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구조도 괴리율 관리의 변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물론 모든 레버리지 ETF는 매일 장 마감 기준으로 기초자산에 대한 노출도를 목표 배율에 맞추는 리밸런싱 물량이 발생한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매매 수요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특정 종목에 집중돼 시장 변동성이 더 크게 확대된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유동성이 낮은 상품도 문제다. 소형·테마형 ETF는 정상적으로 호가가 제출되더라도 시장 충격이 발생하면 괴리율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나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특정 테마에 투자 수요가 단기간 집중될 경우 가격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아울러 상장 종목도 1150개에 달하는 만큼 관리해야 하는 상품 종류가 너무 많다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시 호가 시간대도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정규장 종료 전인 오후 3시20분부터 3시30분까지는 종가를 결정하는 동시 호가가 진행된다. 이 시간에는 LP의 ETF 호가 제출 의무는 면제되는 한편 운용사의 리밸런싱 주문과 개인·기관의 대규모 매매가 한꺼번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동시 호가 시간대에 장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달 8일 장 마감 동시 호가 시간대에 발생한 대량 매수 주문으로 인해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 괴리율이 90.18%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 유동성 공급 체계가 ETF 시장 급팽창과 증시 변동성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구조적인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기존 LP 인력의 가격 조정 속도가 시장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결국 괴리율이 확대로 이어지기 쉽다.
업계에서는 괴리율 기준 강화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종가에 몰리는 주문을 분산할 수 있도록 거래제도를 손보고, 동시호가 운영 방식과 단일가 거래시간도 시장 유동성을 충분히 흡수·공급할 수 있도록 구조적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순자산가치(iNAV) 산출 방식도 보완 과제로 꼽힌다. ETF 괴리율은 순자산가치와 시장가격 간 차이이다. 때문에 종가를 기준으로 순자산가치를 산출하는 현행 방식으로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거나 기초자산의 가격 형성이 원활하지 않을 때 ETF의 적정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단일 기준보다 장중 적정 가치의 상·하단 범위를 함께 산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괴리율 강화를 통해 관리 수준을 높임으로서 전체 ETF의 평균 괴리율을 축소시킬 수는 있겠으나 사실상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부담을 느낀 LP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