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행 여객선 출항 통제 놓고 논란…"해경 판단 절차는 진행됐나"

  • 풍랑주의보 속 운항 기준과 실제 관측치 차이…KOMSA 자체 판단으로 출항 통제

  • 포항해경 "운항 변경 요청 접수 없어"…300여 명 승객 일정 차질

울릉행 여객선을 타기 위해 포항여객선터미널 대합실에서 대기 중인 승객들사진독자 제공
울릉행 여객선을 타기 위해 포항여객선터미널 대합실에서 대기 중인 승객들.[사진=독자 제공]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이 울릉도행 여객선의 출항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해양경찰의 최종 판단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운항 통제 기준과 절차의 적정성을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포항여객선터미널을 출항해 울릉도로 향할 예정이던 대저페리의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가 운항 통제됐다.

당시 동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다만 기상청 해양기상관측 부이 포항 지점 자료에 따르면 출항 전후인 오전 11시~11시 30분 기준 풍속은 8.1~8.9m/s, 최대 파고는 3.5m로 관측됐다.

해당 선박의 여객선 운항 통제 기준은 풍속 18m/s 이상 또는 최대 파고 3.8m 이상이다. 이날 관측된 풍속과 최대 파고는 모두 해당 기준에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시 기상 상황에서 실제 운항 통제가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결정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기상특보가 발효된 경우 여객선 운항과 관련해 관할 해양경찰의 판단 절차가 적용되지만, 이날 포항해양경찰서에는 해당 여객선에 대한 ‘운항 변경 요청’이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확인 결과 KOMSA 측에서 해당 여객선에 대한 ‘운항 변경 요청’과 관련해 접수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여객선 출항 여부와 관련해 해경이 기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는 별도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KOMSA 측은 당시 기상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운항 통제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KOMSA 포항지사 운항관리실 관계자는 “기상특보 상황에서 최종 통제권이 해경에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전반적인 기상 상황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파악했을 때 아직 운항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선사 측에서는 출항을 앞두고 운항관리실로부터 운항 통제와 관련한 안내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선사 관계자는 “오전 10시쯤 운항관리실에서 날씨 상황 등을 이유로 운항 통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포항여객선터미널에는 울릉도행 여객선을 이용하려던 승객 30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으나, 운항 통제로 인해 예정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현장에서 대기하던 한 승객은 “여객선을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운항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정확한 기준과 결정 과정에 대해 승객들이 알 수 있도록 안내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는 기상 상황과 운항 기준에 따른 판단이 보다 명확하게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릉 주민과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여객선 운항 여부가 생활과 관광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다 명확하고 일관된 운항 통제 기준과 안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기상특보 발효 시 여객선 운항 통제 기준과 관계기관 간 역할, 최종 판단 절차 등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객관적인 기상관측 자료와 선박별 운항 기준을 바탕으로 운항 여부가 결정되는 과정이 승객들에게도 충분히 안내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간 소통과 절차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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