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의회 행정사무감사장에서 동해시 집행부 간부가 특정 시의원의 공개적인 사퇴 요구와 관련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시의회의 공식적인 조치를 촉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11일 열린 동해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당시 행정복지국장이었던 심재희 국장은 최의순 의원이 앞서 예산결산위원회와 언론 등을 통해 자신과 신영선 국장의 행정적·도덕적 문제를 거론하며 사퇴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심 국장은 이날 발언에서 최 의원에게 먼저 자신과 신 국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8월 24일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 방송과 이후 언론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저와 신영선 국장이 행정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으니 사퇴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 제시해 달라”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공직자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사실관계와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 심 국장의 주된 논리였다. 이는 정치적 견해나 개인적인 판단만으로 현직 공무원의 신분을 흔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공무원의 신분 보장 문제도 거론했다.
심 국장은 “공무원의 정년은 법으로 보장돼 있으며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는데, 최의순 의원은 무슨 자격으로 법령을 초월해 사퇴를 종용하는지”라며 사퇴 요구의 적절성을 따져 물었다.
특히 그는 당시 지방자치단체장이 교체됐다는 이유로 기존 공무원들이 새로운 시정에 맞춰 사퇴해야 한다는 논리가 적용된다면, 의회 구성원이 바뀐 상황에서도 같은 논리를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역설적인 질문을 던졌다.
심 국장은 “시장님이 바뀌어서 새로운 시정을 위해 공무원이 사퇴해야 한다면 현재 시의장님과 대다수 시의원님들이 바뀌었으니 최의순 의원도 새로운 의정을 위해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최 의원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의회 구성의 변화와 공무원의 신분 문제를 동일한 기준에서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로 풀이된다. 선출직과 임명직 공직자의 법적 지위에는 차이가 있지만, 정치적 변화가 행정공무원의 거취를 좌우하는 방식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심 국장은 이어 시의회의 의정활동 과정에서 공무원에 대한 발언이 갖춰야 할 기준과 의회의 권한 범위에 대해서도 강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위원회이지 공무원에 대한 인신공격을 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발언이 명예훼손뿐 아니라 시의원의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예산심사 과정에서 집행부의 정책이나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지적과 비판은 의회의 중요한 권한이지만, 그 과정에서 공무원 개인의 명예나 신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할 경우에는 사실관계와 표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심 국장의 입장이었다.
심 국장은 시의회와 집행기관이 상호 존중하는 지방자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최 의원의 발언에 대한 적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그는 동해시의회에 최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과 관련해 시의원 윤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적정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심 국장은 “저는 동해시의회가 자체적인 자정 기능이 있다고 믿는다”며 의회 스스로 사실관계를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만약 동료 의원으로서 자체 징계 회부가 곤란하다면 제가 최의순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정식으로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안에 대한 강한 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발언은 지방의회와 집행기관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견제와 협력의 경계에 대한 논쟁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지방의회는 예산안과 조례안,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집행부의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반면 집행부 공무원 역시 의회의 적법한 견제와 감시를 받아들이면서도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비판이나 개인의 명예와 신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에 대해서는 대응할 권리가 있다.
결국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의회의 견제 기능과 집행부의 행정권이 서로 충돌하기보다 각자의 권한과 책임을 인정하는 가운데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는 지방의회의 핵심적인 감시 기능인 만큼 집행부의 잘못된 행정이나 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엄정하게 지적해야 한다. 동시에 공무원 개인에 대한 평가나 거취 문제를 거론할 경우에도 객관적인 사실과 적법한 절차를 갖춰야 한다는 원칙이 요구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