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대출 차주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는 데다, 실제 금리가 더 오르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라 신규 차주의 대출한도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94~6.92%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연 4.72~6.56%와 비교하면 하단은 0.22%포인트, 상단은 0.36%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전인 6월 말 연 4.37~7.37%와 비교하면 하단은 0.57%포인트 올랐다. 상단은 0.45%포인트 내렸지만, 이는 NH농협은행이 최근 주담대 금리를 0.45%포인트 낮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주로 은행채 5년물 등 시장금리에 연동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과 국내 추가 긴축 가능성이 시장금리에 미리 반영되면서 연준이 실제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연준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둔 만큼 국내 시장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시장금리 상승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대출상품의 금리 상단은 8%에 근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기존 차주의 이자 부담뿐 아니라 신규 차주의 대출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은행권 DSR 40% 규제를 적용하면 연소득 1억원인 차주가 1년 동안 갚을 수 있는 대출 원리금은 4000만원이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같은 금액을 빌렸을 때 원리금 상환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DSR 기준을 충족하려면 대출원금을 줄여야 한다.
다른 대출 없이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연소득 1억원인 차주의 계산상 대출한도는 금리 연 5%에서 약 6억2094만원이다. 금리가 6%로 오르면 약 5억5597만원으로 6497만원 줄어든다. 금리 7%에서는 약 5억103만원으로, 5%일 때보다 1억2000만원 가까이 감소한다.
연소득 6000만원인 차주도 금리가 5%에서 6%로 오르면 계산상 대출한도가 약 3억7256만원에서 3억3358만원으로 3898만원 줄어든다. 같은 소득이라도 적용 금리에 따라 주택 구입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수천만원씩 달라지는 셈이다.
실제 신규 대출한도는 이보다 작을 수 있다.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에는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까지 반영해 한도를 산정하는 스트레스 DSR 제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이나 자동차 할부금융 등 다른 부채가 있다면 주담대 한도는 더 줄어든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실수요 시장은 금리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며 “금리 상단을 보수적으로 가정한 현금흐름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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