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공소취소권 삭제" 요청에…전운 짙어지는 국회

  • 기자회견 평가 엇갈려…與 "국정 전환점"·野 "공허한 말 잔치"

  • '조작기소 특검법안' 논의 시작되나…처리 과정서 충돌 불가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왼쪽 셋째가 18일 국회에서 한병도 원내대표앞줄 왼쪽 둘째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 생중계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왼쪽 셋째)가 18일 국회에서 한병도 원내대표(앞줄 왼쪽 둘째)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 생중계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진행한 기자회견을 두고 여야가 극도로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호평한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국정 실패에 대한 반성과 국정기조 전환의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국회에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안'상 공소 취소권을 빼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특검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 기자회견이 끝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자회견을 보는 내내 이 대통령과 같은 생각, 같은 마음이었다"며 "당도 더 겸손하게 경청하면서 민생을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생 회복, 개혁, 통합에 대한 대통령님의 확고한 의지를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국정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이 뭐라고 하든 좌파들과 손잡고 내 갈 길 가겠다'는 선언"이라며 "핵심지지층 마음을 돌리고 지지율 하락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기회로 삼으려 했던 게 이번 이 대통령 기자회견의 목표"라고 꼬집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국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말을 공허한 말 잔치로 반복한 기자회견"이라며 "국민의 자산을 수탈하는 정책 등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을 향해 '무책임한 대통령' '참 나쁜 대통령' '정말 비겁한 대통령' 등 직설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이날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향후 여야 관계가 더욱 경색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조작기소 특검법안과 관련해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처분'과 관련한 특검 권한을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 집중해 달라고 여당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여당에서는 공소 취소 논란이 해소된 만큼 특검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어떻게든 공소 취소를 시도할 것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끝내 '재판 받겠다'는 말은 안 했다"며 "본인이 임명하는 '어용' 특검으로 본인의 5개 재판을 뒤집겠다는 선언"이라고 비꼬았다.

이런 여야의 시각차는 최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과정에서 여야가 강하게 충돌한 것과 연계돼 있다. 민주당은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과 협의 없이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강행 처리했고,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일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논의를 미루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앉힌 뒤 공소 취소의 '행동대장'으로 삼으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 원내대표는 "(공소취소권 삭제 요구로) 대통령께서 입장을 확고히 한 만큼 국민의힘도 소모적인 정쟁과 무책임한 국정 발목잡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그런 시각 자체가 문제다. (대통령 죄 지우기가 아닌) 민생의 문제라면 언제든지 대화·협력할 생각이 있다"고 받아쳤다.

한편 조작기소 특검법안으로 불리는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ㆍ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지난 4월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 윤석열 정부 당시 제기된 조작수사ㆍ조작기소 의혹 전반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특검을 통해 현재는 중단된 이 대통령의 재판 5개를 없애려는 포석이라며 특검법안에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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