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건강피해조사 예산 5억원 중 8000만원을 집행했다. 2000만원은 다음 연도로 이월됐고 4억원은 불용됐다. 예산 대비 집행률은 16%에 불과했다.
집행된 8000만원도 주민 건강피해에 대한 현장조사 비용이 아니라 '건강피해조사 제도 발전을 위한 포럼 운영' 용역의 선금으로 사용됐다. 지난해 위원장 결정에 따른 직권조사와 주민 청원에 따른 조사 모두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강피해조사는 환경오염으로 건강상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주민 등을 대상으로 피해 원인과 영향을 확인하는 제도다. 주민이 조사를 청원하거나 환경분쟁 조정 또는 피해구제 과정에서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조사 결과는 오염물질과 주민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고 피해구제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청원 대상은 인천 미추홀구 상수도관 연결 부위의 납 밀봉으로 인한 건강피해와 강원 횡성군 우천일반산업단지의 환경오염 피해, 경기 여주시 폐기물처리업체와 인근 사업장에서 발생한 소음·분진 피해였다. 이들 청원은 분과위원회 심의에 따른 불수용과 요건 미충족에 따른 불수리, 반복·이중청원 등을 이유로 조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정부는 환경피해 관련 업무를 한곳에서 처리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중앙환경분쟁조정피해구제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기존 환경분쟁 조정 기능에 건강피해조사와 석면·환경오염·살생물제품 피해구제 기능 등을 통합했다. 피해 조사부터 분쟁 조정과 구제까지 연계해 국민의 건강·재산상 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한다는 취지였다.
위원회 출범 이전에는 환경보건법에 따라 대구 안심연료단지와 강원 동해항, 인천 사월마을, 전북 익산 장점마을, 충북 청주시 북이면 소각시설 밀집지역 등에서 주민 건강영향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대상 주민 수와 배출원 규모, 조사 기간에 따라 건별로 수억원에서 1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기도 했다.
위원회는 통합기구 출범과 분과위원회 구성 지연, 조사 운영기반 마련 등 제도를 정착시키는 작업을 우선하면서 지난해 청원조사와 위원장 직권조사를 실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예정처 보고서에 따르면 위원회는 폐기물매립장 침출수와 선박 도금업체의 도료·먼지, 산업폐기물 소각시설의 오염물질로 인한 주민 건강피해 등 신규 접수가 예상되는 3건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규환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건강피해 발생이 비정기적이고 소요예산 규모도 조사 대상 주민 수와 배출원 크기, 조사기간 등에 따라 편차가 크다"며 "청원에 대한 연차별 조사계획 수립과 적극적인 위원장 직권조사 수요 발굴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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