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더 세지는 '경제 검찰' 공정위…전관의 힘도 함께 세져선 안 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오는 10월 1일 약 40명 규모로 ‘중점조사기획단’을 발족한다. ‘조사 1·2·3과’로 구성되는데, ‘재계 저승사자’라 불린 조사국이 21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공정위의 몸집 자체도 커졌다. 공정위 본부 정원은 2024년 말 474명에서 현재 768명으로 약 62% 급증했다.

문제는 기관의 권한과 전문성이 커질수록 ‘전관’의 시장가치도 함께 올라간다는 점이다. 이미 시장은 움직이고 있다.

2021년 1월부터 올해 7월 10일까지 제기된 공정위 담합 관련 소송은 263건이다. 이 가운데 국내 10대 로펌이 수임한 사건은 191건(중복 제외)으로 전체 중 72.6%다. 김앤장이 32건으로 가장 많았고 화우 30건, 태평양 29건, 세종 25건, 광장·바른 각 18건, 율촌 16건 등 순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공정위 전관도 대형 로펌으로 대거 이동했다. 2016년 1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공정위에서 10대 로펌으로 이직한 인원은 모두 86명이다. 김앤장이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태평양 13명, 율촌 11명, 화우 10명, 광장과 세종 각 8명이다. 특히 담합 소송 수임 건수 상위 3개 로펌인 김앤장·화우·태평양으로 이동한 공정위 전관은 44명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공정위 전관의 시장가치는 보수에서도 나타난다. 김앤장으로 이동한 공정위 퇴직자 21명의 월평균 보수월액은 이직 전 825만원 수준에서 이직 후 3059만원 수준으로 약 3.7배가 됐다. 화우는 평균 673만원에서 2154만원으로 약 3.2배, 태평양은 621만원에서 1823만원으로 약 2.9배가 됐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로펌은 공정위 출신의 ‘무엇’에 이처럼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가. 공정거래법에 대한 전문지식인가. 아니면 현직과의 ‘인적 네트워크’인가.

어제까지 공정위에서 기업을 조사하던 국·과장이나 조사관이 퇴직 후 해당 기업을 대리하는 로펌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과거 동료와 후배가 조사하는 사건을 자문한다. 이와 같은 우려는 단순한 가정이 아니다. 공정위가 이미 시행 중인 외부인 접촉 보고제도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외부인과 접촉하고도 이를 보고하지 않아 적발된 공정위 직원은 모두 50명이다. 2021년 18명에서 2022년과 2023년 각 5명으로 줄었다가 2024년 9명, 지난해 13명으로 다시 늘었다. 최근 2년 사이 적발 인원이 2.6배 증가한 것이다. 이 중 국가공무원법상 정식 징계를 받은 직원은 지난해 감봉 처분을 받은 단 1명에 불과했다.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이 신설되면 전관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조사 단계에서는 공정위 전관을 찾고, 수사 단계에서는 중수청 경험자를 찾으며, 기소 단계에서는 공소청 출신을 선호하는 시장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전관의 릴레이’다. 검찰에 집중됐던 권한을 나눴더니 전관시장이 공정위·경찰·중수청·공소청 등 기관별로 세분화하는 ‘역설’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관을 영입할 수 있는 대형 로펌에 사건은 더 몰리고, 법률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피해는 서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다.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의 국면에서 ‘전관 통제’가 가장 큰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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