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을 계속해 오던 중국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다.
올해들어 중국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대규모로 점포를 폐쇄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또 최근에는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도 크게 하락하고 있어 시장조정을 거치는 전환점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선 중국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최근들어 점포감소와 영업축소를 추진하면서 줄줄이 도산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전국에 1600여개 점포와 2만여명 직원을 보유한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 추황후웨이(创辉)는 현재 파산상태에 처해 있다. 본사 소재지인 광동(广东)성 선전(深圳)시에는 기존 지사의 30% 정도만이 정상 운영되고 있고 다른 지역 지사들도 거의 문을 닫은 상태이다.
또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중 하나인 창허(长河)도 전국 63개 점포를 폐쇄했고 현재 7~8개 점포만 남겨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한파로 문을 닫는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베이징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인 쭝따헝지(中大恒基)는 이미 50여개 지사의 문을 닫았다.
베이징 최대 중개업체인 쭝따헝지(中大恒基)도 이미 400여개 지사중 50여개 점포를 폐쇄했다.
지난달 23일 베이징시건설위원회는 ‘베이징 부동산 중개산업 발전개황’ 자료를 통해 “올해 베이징 부동산 중개기구의 수량이 감소하고 있고 지점이 50개 이상인 중개기구는 6개 밖에 안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전국적인 규모의 중개업체 점포들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다.
추황후웨이의 경우 주택매매를 위해 계약금을 맡겨 놓은 계약자, 부동산 판매를 의뢰해 놓은 개발업체, 점포 사무실 직원 등이 체불된 비용을 찾아가기 위해 각 지점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컴퓨터 등 사무설비를 파손하고 사무집기를 압류하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이같은 부동산 중개업체 파산, 경영중단 등에 대한 원인을 크게 시장경쟁과 정부규제라고 분석하고 있다.
먼저 짧은 시간에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지나치게 급증하면서 시장경쟁을 크게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선전시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부동산 활황에 힘입어 부동산 중개업체가 6개에서 300여개로 급속히 늘어났고 부동산 중개업 종사인원만도 10만여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동산 중개업의 갑작스런 호황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중개시장에 대한 관리감독 수준은 이에 미처 뒤따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부실한 중개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됐고 업체들로 하여금 시장경기의 위축을 견뎌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최근들어 발생한 부동산 가격하락으로 부동산 거래는 급감됐고 자금흐름은 긴축됐다. 대부분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호황기에 규모를 크게 확장하고 고객수와 현금흐름을 최고 호황기의 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이같은 한계상황을 견디지 못한 중개업체들이 도산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부동산 가격 폭등은 일반 서민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고 있다. 때문에 중국정부도 부동산 경기억제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진은 정부가 마련한 저렴한 주택(经济适用房) 분양설명회.
전문가들은 또다른 원인으로 정부규제를 꼽고 있다.
중국정부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거시조정, 자금긴축, 대출제한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을 막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지난해 9월 중국인민은행과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상업용 부동산 신용대출관리에 관한 통지’를 발표해 부동산 대출억제 정책을 실시키로 했다. 특히 두번째 주택구입자의 대출을 억제해 부동산 투기 열기를 식히고자 했다. 또 올해들어 은행들은 부동산대출(房款) 비율을 낮추고 이자율을 인상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은행들의 대출성장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이미 대출금이 바닥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대출금이 부족해 아예 대출업무를 진행하지 못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대표적 상업은행인 중국건설은행은 부동산 대출을 더욱 엄격하게 통제하고 분기마다 대출금액을 확정 짓기로 했다.
또 각 은행들도 부동산 대출 이자율을 최소 10% 정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으로부터 자금회전이 부족해지자 개발업체들이 어려움에 직면하고 중개업체들도 도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국 부동산 시장도 이제 조정기를 거치는 ‘전환점(拐弯点)’이라는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들의 도산과 정부의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인 구조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까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广州) 등 대도시들의 부동산 가격은 엄청난 속도로 폭등해 왔다.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통계국이 공동으로 발표한 부동산 통계는 이 같은 현실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70개 도시의 집값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상승했고 베이징의 집값도 무려 17.5%나 상승했다.
이처럼 살인적인 집값 폭등은 이미 일반 직장인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속도가 임금의 상승속도를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해들어 일부 대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의 하락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 중국정부도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해 긴축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최근 대도시 지역의 부동산 가격하락과 부동산 중견업체들의 도산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의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인 화위엔(华远) 런쯔치앙(任志强) 회장은 “일부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전체 부동산 시장의 전환점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중개업체들의 도산이 정부규제를 피하기 위한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때문에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들의 줄도산이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없앨 신호탄이 될 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이다./이연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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