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은행권의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고조돼 있다.
외부적으로는 증시로의 자금 이탈과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 수익성 악화와 급격한 외형성장에 따른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중소형 은행은 물론 업계를 선도하는 대형 은행들도 생존 전략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꾀하는 한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도 적극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과 비은행 부문 수익성 강화는 필수 조건이다.
국민은행의 올해 경영 화두는 단연 지주회사로의 전환이다.
오는 9월 지수사를 설립하고 이르면 올해 안에 카드사업 부문을 분사하기로 했다. 증권업 진출을 위한 작업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은 KB금융지주회사(가칭)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지난 20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면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 KB부동산신탁, KB창업투자, KB데이터시스템, KB신용정보, KB자산운용, KB선물, KB투자증권 등 8개 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국민은행은 올해 초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성격이 유사한 부서를 통폐합하고 분산된 기능을 집중하는 것이 조직 개편의 목표다. 이를 위해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지역본부를 영업지원본부로 전환해 현장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투자금융과 해외사업그룹을 신설했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대기업 고객 유치를 담당하는 대기업금융부도 신설했다.
이밖에도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아시아 지역의 영업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해외자산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과 동서남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 등 세 지역을 중심축으로 하는 'KB 트라이앵글 네트워크'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광저우에 지점을 개설하고, 카자흐스탄 알마티, 우크라이나 키예프와 베트남 호치민 시에 사무소를 개설한데 이어 올해에는 중국 쑤저우와 헤이롱장성 하얼빈 두 곳에 지점을 개설하고,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현지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카자스흐탄 센터크레딧은행(BCC)의 지분 50.1%를 인수하기로 의결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올해 모토는 '빠르고, 크고 강한 은행'이다.
우리은행이 추구하는 빠른 은행이란 시장을 선제, 선점한다는 의미다.
시장 상황에 따라 고객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상품을 적시에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실버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상품을 순발력 있게 출시하는 것이 예다.
또 우리은행은 여신 위주의 성장전략에서 탈피해 올해부터는 수신 확대에 주력키로 했다. 은행권 자금 이탈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수신 확대 없이는 자산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은행 부문도 획기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 25% 수준인 비은행 수익을 선진국 주요 은행 수준인 40%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으로 카드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펀드 및 방카슈랑스, 투자은행(IB), 트레이딩, 퇴직연금 부문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영업력을 집중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근심지무(根深枝茂)'를 올해의 경영 화두로 선정했다. '뿌리가 깊으면 가지가 무성하다'는 뜻으로 올해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조직의 뿌리를 튼튼히 해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외형성장의 유혹을 억제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경영 자원을 집중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조직 측면에서는 본부 부서의 운영 효율성 제고를 중점 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는 현지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단순한 지점 형태로 진출하기 보다는 인수합병(M&A)와 지분투자를 통한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삼았다.
자통법 시행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특히 홍콩 IB센터를 종합 IB 플레이어로 육성하고 IB 영업지역을 전 세계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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