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3천억 적자·대만 4인방 1조원 손실
삼성, 반도체 하락에 직격탄 이익 2조8천억 줄어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잇따라 투자 규모 축소, D램 가격 인상 등을 외치면서 자구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분기부터 생산량 감축이라는 특단의 대책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등 반도체 산업의 ‘추락’에 끝이 보이질 않고 있다.
◆대만 반도체 4인방 1조원 적자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만의 IT 전문지인 디지타임스는 최근 프로모스와 난야, 파워칩, 이노테라 등 대만 반도체 4인방의 1분기 적자가 300억 대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300억 대만 달러는 한화로 환산했을 때 1조원에 가까운 액수다.
디지타임스는 "전 세계 D램 업체들이 공정 개선과 제조 원가 하락을 통해 적자폭을 줄이려고 하고 있지만 D램 가격 하락 속도가 워낙 빨라 후발 D램 업체들의 적자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대만 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작년부터 반도체의 공급과잉으로 불황이 지속되면서 후발 주자로 제품의 판매 가격이 가장 낮은 이들 업체가 직접 타격을 받는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반도체기업들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마련하려고 해도 투자자가 나서지 않아 당분간 적자상태는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이노테라는 투자 및 운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84억 대만 달러 규모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다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삼성·하이닉스도 타격
반도체의 불황은 삼성전자의 작년 영업이익이 3조8천억원 가량 줄고, 하이닉스가 17분기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국내 기업에도 큰 타격을 줬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작년 2조20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5조320억원에 비해 무려 2조8227억원이나 줄어든 액수다.
특히 작년 매출액은 20조1771억원으로 전년(20조808억원)과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부터 시작된 반도체 가격 하락의 파워를 알 수 있다.
하이닉스도 반도체 가격 하락세를 견디지 못하고 작년 4분기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면서 17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끝내야 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하이닉스가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조원 이상의 투자 축소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프로모스는 올해 설비투자를 60% 이상 축소시키고 독일 키몬다도 50% 가까이 투자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지금 가격으론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다"는 '비명'도 나왔다.
◆엘피디 "D램 20%올리자" 업계에 호소
일본의 엘피다는 지난달 31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이달에 D램 고정거래가격을 20% 인상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업계에서는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이 8% 정도에 불과한 엘피다가 홀로 가격을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오히려 엘피다의 이 같은 선언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다른 업체들을 의식하고 "이제는 메모리 값을 올려 받자"는 일종의 호소를 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세계 반도체 업계가 벌이고 있는 치킨 게임에 변화 기류가 감지됨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D램 가격이 2분기에는 하락을 멈추고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작년 초 5달러 후반 대에 거래된 512Mb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들어 0.88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 업체의 경우 막대한 손실을 감당하면서 더 이상 무턱대고 생산량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2분기 이후에는 반도체 업계에 생산량 감축을 포함한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종명 기자 skc1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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