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0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미국의 정책금리는 지난해 9월 연 5.25%에서 7차례에 걸쳐 잇달아 내려 2.00%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통화정책이 금리동결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FOMC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결정보다는 FOMC가 성명서에서 '시의적절한'(timely)과 '경기하강 리스크'(downside risk)가 남아있다'는 문구를 삭제한 데 주목하고 있다.
FOMC는 이날 성명서에서 '시의적절한'과 '경기하강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문구를 삭제한 대신 "시장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계속 추진하고 있는 조치들과 더불어 지금까지 취한 실질적인 통화정책 기조의 완화는 시간을 두고 완만한 성장을 돕고 경제활동에 대한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금리 인하로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된 만큼 추가적인 금리 인하보다는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문구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이전 성명서에서 쓴 '경제하강 리스크'라는 문구가 빠진 것과 "경제활동 전망이 더욱 약화됐다(weakened further)"고 밝혔던 실물부문에 대한 언급을 "가계와 기업 지출이 줄어들고 노동시장도 더 완화됐다(softened further)"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경제연구기관 MFR의 미국경제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존 샤피로는 당분간은 연방기금 금리가 2.0%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FOMC의 성명서가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한 강한 암시를 담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신중한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FOMC가 이번 성명서가 성장보다 인플레에 대한 우려를 더 강조함으로써 다음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시사하고는 있지만 섣불리 금리 동결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신용경색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어윈 켈너 마켓워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금리 인하가 이뤄졌지만 향후 금리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신호를 주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언 셰퍼슨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북미담당 이코노미스트도 같은 맥락에서 "중앙은행의 의지보다는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가 중요하다"며 "경제지표가 더욱 악화되면 중앙은행이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승 기자 hssong0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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