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가 나흘째 총파업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항 등 주요 항만에서는 컨테이너 등이 포화 상태를 앞두고 있다.
1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0시 현재 부산항 북항의 장치율(컨테이너 화물 적재 비율)은 평상시 72.1%를 훨씬 넘는 85.2%를 기록했고 감만과 신감만 부두는 장치율이 100%를 넘는 등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정부는 시내 셔틀을 운행하면서 인근 보세장치장(ODCY)으로 물량을 반출하는 등 부두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하역, 선박입출항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번 주 초 수출입 물량이 몰려들면 선박 입출항조차 어려워질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전국 주요 사업장과 항만에서는 14일 오후 10시 현재 1만3067대가 운송 거부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항과 인천항, 평택ㆍ당진항에서는 200대 가까운 차량이 운송 거부를 풀고 업무에 복귀했지만 포항항과 마산항에서는 거부 차량이 늘고 있어 화물 운송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항만ㆍICD(내륙컨테이너기지)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상시 6만7871TEU(약 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의 20% 수준인 1만3711TEU까지 떨어졌다.
특히, 군산항은 컨테이너 반출입이 전면 중단됐고, 평택ㆍ당진항과 목포항, 광양항 등은 반출입량이 10%도 채 안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부산항과 의왕 ICD, 광양항에 군 화물차량 100대를 투입해 757TEU의 컨테이너를 운송하고, 포항항에서는 해군기지대, 해병대와 협의해 화물 야적 부지 6000여 평을 확보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운송 거부 사태가 전국적으로 시작된 뒤 발생한 운송 방해 등 불법 행위는 21건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지식경제부 등 관련 부처가 현대차, 포스코, LG전자 등 주요 화주 기업에 운송료 협상을 독려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와 관련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관계 장관들의 보고를 받고 "화주들이 협상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15일 당정협의를 열고 운송 거부 사태가 빨리 마무리될 수 있도록 화물운송 시장 구조 개편 방안을 논의했고 정종환 국토부 장관도 평택항을 방문해 화주ㆍ물류업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정부는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하루 20피트짜리 컨테이너 6900개가 운송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국 컨테이너 물동량의 20%수준이다.
무역협회는 이와 관련해 이번 총파업으로 하루 128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2003년 화물연대 파업 때는 5000여대가 운송을 멈춰 모두 11억4000만달러의 피해를 입은 반면, 이번에는 피해규모가 조금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과 당정회의를 놓고 관계부처는 당장은 아니지만 조속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승식 지경부 유통물류과 과장은 “화주들도 현 상황에서 운송료 인상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운송업자와의 접촉을 통해 가급적 사태가 오래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표준요율제 또한 운임 원가공개 등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조속한 협상을 통해 하나씩 타결을 해나가야지 기다리고 있으면 결국은 사태가 커지고 손해는 결국 화주들에게 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병익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 보좌관은 “현재 정부가 다단계 구조 재정립 및 표준요율제에 대해 연구용역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파이는 한정돼 있는데 지입차 등 업계가 포화상태인 것도 현재 구조적으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연구 요역을 하고 있지만 화물운임 관련 시범운영 등 시간이 걸린다”며 “연구는 연구대로 진행하며 TF팀은 6월 임시국회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 한다”고 덧붙였다.
나원재·최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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