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들어 환율의 변동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달러화 등 특정 통화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어 투기 세력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들어 하루 평균 환율 변동률(종가 기준)은 0.5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0.25%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급등했다.
환율 변동률은 올 1분기 0.41%, 2분기 0.47%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 3분기 환율 변동률은 외환위기를 겪고 있던 지난 1998년 3분기 0.85%를 기록한 후 최고치다.
3분기가 종료되려면 아직 한 달 가까이 남은 만큼 9월 통계까지 합산할 경우 환율 변동률은 더욱 올라갈 수 있다.
국내 환율 변동률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보다도 크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분기 기준 국내 환율 변동률은 0.47%를 기록한 반면 인도네시아(0.16%), 말레이시아(0.33%), 태국(0.27%), 필리핀(0.30%), 싱가포르(0.26%), 대만(0.24%) 등은 이에 훨씬 못 미쳤다.
환율 변동률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환율 변동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국내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거래 규모도 커지면서 외부 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 만큼 환율 변동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문제는 변동성이 한 쪽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에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시장 수급 상황보다 환차익을 노리는 투기자금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국내 증시가 다른 신흥시장보다 환금성이 좋다보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며 "이에 따라 심리적인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환율 변동률도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