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울산 소재 New FCC 건설현장
최근 국내 정유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는 규모의 경제 실현과 동시에 천문학적인 비용에도 불구하고 지상유전이라 불리는 중질유분해시설 확충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또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국영석유기업과 손을 잡고 석유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경쟁으로 인해 최근 우리나라도 에너지 수출이 주력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추진됐던 정유 산업이 어느덧 시나브로 세계의 심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내 정유업계가 치열한 국제 석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에너지 수출을 강화시키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조명해 본다.<편집자 주>
수출 시장은 지금…´석유제품 수출액 2개월 연속 1위´
수요가 줄고 있는 국내 시장과 달리 석유제품 수출액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선박에 이어 2위를 기록했던 석유제품 수출액은 6월, 7월 2개월 연속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국제 제품가격과 수요 강세에 힘입어 이 같은 실적을 올린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7월중 석유제품 수출액은 51억4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동월(20억달러)대비 154.5% 급증한 수치다.
특히 35억달러대를 기록한 선박류와 34억달러대의 석유화학은 물론이고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 주력 상품을 큰 차이로 앞질렀다.
7월중 25억9400만달러가 수출된 자동차의 두배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되는 원유도입비용으로 달러 먹는 하마로 불렸지만 이제는 수출 효자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수출 호조의 가장 큰 배경은 유가 급등. 최근 WTI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7월 초 150달러 수준에 육박했다.
전 세계적인 정제시설 부족으로 공급이 타이트한 가운데 촉발된 유가 급등으로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했고 특히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등·경유가격 폭등을 연출했다.
지난해 4~7월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던 등·경유가격은 올 4월 평균 약138달러, 142달러, 5월 159달러 161달러, 6월 165달러, 7월 167달러, 168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사실상 두 배 정도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된 셈이다.
석유 수출물량도 증가했다. 7월 석유수출물량은 3140만배럴로 전년동월대비 38.9%가 증가했다. 이 같은 석유 수출 호조세는 연일 신기록을 양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상 400억달러 돌파는 물론, 5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그동안 내수가 아닌 수출로서 수익을 달성하고 있다는 정유사들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수출증가에 힘입어 정유사들의 실적도 호조세를 보였다. 에쓰-오일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상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으며, GS칼텍스 역시 No.2 HOU 증설 효과로 국내 업계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SK에너지의 올 2/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76.7% 증가한 12조1098억, 영업이익은 33.4% 늘어난 5324억원을 올렸다.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21조5590억원, 9천31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67%, 6% 증가했다.
GS칼텍스는 올 2/4분기 매출 9조5251억원, 영업이익 7천659억원, 순이익 3280억원을 달성,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4분기 대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것이며, 당기순이익은 23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또 올 상반기 매출액이 16조5933억원, 영업이익은 99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76%, 103% 증가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30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감소했다.
에쓰-오일의 2/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6조5318억원, 7076억원, 37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3%, 116%, 44.6% 각각 증가한 것이다.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은 11조3985억원, 1조243억원, 4863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정유업체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분기실적을 거둔 데는 지난 2/4분기 유가급등과 함께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중질유분해시설과 수출이 한몫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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