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80억~160억달러 추정
증권사들 "순유출 우려 병존"
"MSCI 선진지수 편입도 기대"
한국증시가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선진시장 편입에 따른 국내 순유입 자금이 최대 1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다.
증권선물거래소는 18일 한국증시가 선진시장 진입으로 이머징.선진펀드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완료되면 중장기적으로 80억~160억 달러 규모 투자자금이 순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선진시장 펀드에서 투자자금 200억~220억원이 유입되고 신흥시장에서 60억~120억이 빠진다고 가정한 것이다. FTSE가 밝힌 자금 순유입 추정치는 훨씬 크다. 마크 메이크피스 FTSE그룹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FTSE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자금이 3조달러에 달하며 이 가운데 2% 정도 한국시장에 유입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진펀드에서 600억달러 자금이 한국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고 전했다.
◆증권업계 반응 천차만별=국내 증권업계는 FTSE 선진시장 편입에 대한 반응이 분분했다.
삼성증권은 신흥시장 자금이 빠져나가고 선진시장 자금은 들어오지 않는 최악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지금처럼 돈줄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과연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자금이 우리시장에 발을 담글지 의문이다. 한국 선진시장 비중이 2% 미만이라 선진펀드에서 무시하고 편입을 미룰 수 있는 반면 신흥시장펀드는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50억달러와 139억∼158억달러 규모 자금이 순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한치환 연구원은 "각종 자료를 종합했을 때 FTSE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규모는 대략 3조달러이며 이 가운데 FTSE 코리아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규모는 신흥시장 경우 400억달러이다. 선진시장으로 넘어가는 경우 45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돼 50억달러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게 된다"고 전했다.
◆대형.우량주 중심 수혜=FTSE 선진시장 편입으로 대형 우량주에 대한 수혜가 기대된다. 반면 선진시장 편입 이후 소형주로 평가될 중형주는 오히려 FTSE 구성종목에서 제외될 수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증시가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됨에 따라 그동안 신흥시장에 속해 있던 우리나라의 110개 FTSE 코리아 구성종목은 구조조정을 거쳐 선진시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신흥시장 내 한국 비중은 13.4%로 브라질에 이어 2위이나 선진시장에서 차지하는 우리 비중은 1.6%로 12위 수준으로 떨어진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110개 구성종목 가운데 탈락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FTSE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규모는 선진시장이 신흥시장 8∼10배 정도로 크기 때문에 자칫 포트폴리오 구성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일본이나 중동 같은 선진국에 투자해온 펀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존 이머징시장 일원으로 노출됐던 유럽형, 미국형 펀드는 관리 불편을 이유로 구성종목 가운데 4분의 1까지 중소형주를 버릴 수 있어 효과가 상쇄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한치환 연구원은 "처음 선진시장지수에 편입된 한국시장에서 외국인이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을 찾아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시가총액 20위 안에 드는 대형주나 조선을 비롯한 글로벌 업종 대표주에 대한 우선적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MSCI 선지지수 편입도 기대=한국이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지수 편입에 성공하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MSCI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자회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식지수다. 유럽계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FTSE와 달리 미국계 펀드 운용에 대한 준거기준이 되고 있다. MSCI 추종 자금은 3조5000억달러 이상으로 FTSE 3조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MSCI는 현재 신흥시장에 포함돼 있는 한국증시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를 지난 7월부터 검토해 왔으며 내년 6월 안으로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증시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도 높다고 말하고 있다. MSCI와 함께 세계 2대 지수인 FTSE가 이번에 한국시장을 선진시장으로 격상시키로 결정함에 따라 MSCI도 한국증시 승격을 더이상 미루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이기봉 연구원은 "한국이 FTSE 선진시장 지수에 편입된다면 MSCI 역시 한국을 선진시장에 편입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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