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인 ‘MB 노믹스’와 오바마 미국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인 ‘오바마 노믹스’가 규제·세제·국가기능 등 대부분의 지점에서 대치돼 양국간 정책공조에 파열음이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전방위로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정책대치를 정부가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노믹스는 규제완화, 감세, 시장 자율을 극대화하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는 반면, 오바마 노믹스는 규제 강화, 부자에 대한 증세, 시장기능을 조절하는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FTA 체결을 추진하는 등 자유무역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오바마 차기 정부는 전통적인 민주당 노선에 입각해 NAFTA 재협상 추진, 다자간 무역협상인 WTO/DDA 협상 활성화 등 보호무역의 성향이 짙다.
이와 관련, 배성인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경제정책에서 현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기조가 상반돼, 향후 양국간 경제공조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개방화와 자유화가 미국에 뒤떨어져 있어 지속적으로 규제완화를 펼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발 경제위기로 신자유주의 체제가 붕괴 직전까지 이른 상황에서 시장자율만 주장하는 현정부는 미국측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경제기조는 한반도 정책이나 한미FTA 문제 등 외교통상 분야완 달리, 내치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양국 정부의 성향이 다르다고 해서 별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외적으로는 경제위기와 관련한 금융공조 등 정책 공조를 미국과 추진해나가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대대적 규제완화 등 ‘개혁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현 정부의 기조가 미 공화당과 유사하고 미 민주당과 다른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양국관계나 경제위기 대처 공조 등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며 “각자 정책을 유지하면서 사안별로 공조하거나 협상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미국과의 정책차이를 부각시키며 걱정할 때가 아니고, 당장 한미FTA와 관련해 오바마 정부는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되는데 대비해 무엇을 고수하고 양보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정책적 차이에 따른 우려가 아닌 사안별로 미국에 대응할 전략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실제 청와대는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당시, 정부가 미국측 채무에 대한 채권을 팔겠다고 압박, 성공한 사례를 상기하면서 다양한 전략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송정훈 기자 songhd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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