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도 뉴욕 증시에서는 맥을 못 췄다.
4조위안(5천86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규모 경기부양책 발표로 아시아와 유럽증시가 급등했지만 유독 뉴욕 증시는 이 호재의 흐름을 타지 못했다.
서킷시티의 파산보호 신청과 제너럴 모터스(GM)의 유동성 위기 등 실물·금융 각 분야의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투자자들을 위축시켰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73.27포인트(0.82%) 내린 8,870.54에 마감됐다.
다우 지수는 장 초반에 중국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200포인트 넘는 급등세로 출발했지만, 갈수록 상승폭을 줄여나가다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뒤 한때 150포인트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날보다 11.78포인트(1.27%) 하락한 919.12를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30.66포인트(1.86%) 내린 1,616.74를 기록했다.
액션 이코노믹스는 투자분석자료에서 "중국 경기부양 뉴스와 AIG에 대한 구제 계획 재조정 발표가 금융분야와 실물 경제 퇴조 우려로 인해 상쇄됐다"고 말했다.
미국 2위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서킷시티가 신용위기와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오다 끝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주가가 56% 폭락했다.
서킷시티는 이날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34억달러의 자산과 23억2천만달러의 채무를 신고했다.
서킷시티는 이중 전자제품 공급업체에 6억5천만달러의 채무가 있으며,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도이체 방크가 GM의 투자 의견을 종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를 `0달러'로 제시하면서, GM 주가는 22.95% 폭락했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가 부실자산구제계획의 일환으로 400억달러 규모의 우선주를 사들이기로 한 AIG는 주가가 8.1% 급등했다.
미 재무부는 1천23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한 당초의 계획을 전면수정해 1천500억 달러를 AIG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코아도 5.4% 급등했고,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널드는 전세계 시장의 수익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2.3% 올랐다.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데 힘입어 국제 자금시장의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3개월짜리 달러화 리보는 전 주말보다 0.05%포인트 떨어진 2.24%로, 2004년 11월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하루짜리 리보는 0.02%포인트 오른 0.35%를 기록했다.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 가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 현재 달러의 대(對)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38 센트 상승한 1.2756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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