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1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지만 영업수익보다 영업비용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수익성 지표는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100%를 돌파하면서 민간기업 평균을 상회했고 이자보상비율은 20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안정성 지표도 크게 악화됐다.
◇ 영업비용 증가율 > 영업수익 증가율
2007 회계연도 공기업.준정부기관 결산서에 따르면 24개 공기업과 77개 준정부기관의 지난해 총 매출은 126조1천억 원으로 전년(111조8천억 원)에 비해 12.8%(14조4천억 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조3천억 원으로 같은 기간 4.3%(2천971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영업수익이 12.8% 증가했지만 영업비용은 13.4% 늘어나면서 영업이익 구조가 다소 악화됐다.
기관별로 보면 토지공사의 영업이익이 1년새 41.4% 늘어난 1조7천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예금보험공사의 영업이익도 1조2천억 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주택공사(7천500억 원), 도로공사(7천400억 원), 주택보증(7천200억 원), 가스공사(6천300억 원), 인천국제공항(4천600억 원), 전력공사(3천800억 원), 석유공사(3천800억 원), 체육진흥공단(3천100억 원) 등도 영업이익 상위 공기업.준정부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영업이익에 영업외이익과 비용을 감안한 순이익은 6조1천억 원으로 8.8%(4천893억 원) 늘어났다.
공기업의 순이익은 5조2천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0.6% 늘어난 반면 준정부기관의 순이익은 8천억 원으로 32.4% 줄었다.
◇ 수익성 지표 제자리 걸음
전체적으로 공기업의 수익성 지표를 보면 2005년에 급격히 하락한 이후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04~2007년 11.1→7.5→8.0→7.3%로, 매출액 순이익률도 9.5→7.0→6.3→6.7% 등의 추이를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총자산순이익률은 2.8→2.0→1.8→2.0%로, 자기자본순이익률은 5.2→3.7→3.6→4.0% 등으로 비슷하게 바뀌었다.
민간기업과 비교할 때 공기업의 매출 관련 이익률은 높지만 자산 관련 이익률과 자기자본순이익률은 절반 수준으로 평가됐다.
재정부는 이에 대해 "공기업은 원가 기준으로 판매가를 산정하는 경우가 많고 사회기반시설을 보유해 자산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야별로는 이익률 변동폭이 큰 광업진흥공사와 석유공사를 제외할 경우 한전과 지역난방공사,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영업이익.순이익률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라 감소 추세를 보였다. 컨테이너부두공단은 2004년부터 영업적자로 전환돼 이익률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부채비율이 늘어났다.
반면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주택보증 등 부동산 부문은 지가상승에 따라 개발수익률이 증가하거나 보증손실률이 감소하면서 이익률이 크게 증가했다. 주택보증의 경우 배당가능 이익이 2006~2007년에 각각 1천603억원과 8천291억원이 생겼다.
준정부기관의 경우 순이익률이 2006년 4.36%에서 지난해 2.89%로 하락하는 등 수익성 지표가 전체적으로 악화됐다.
◇ 부채 증가율 > 자산 증가율
101개 대상기관의 지난해 총 자산은 333조2천억 원으로 2006년(298조7천억 원) 대비 11.5%(34조5천억 원) 증가했다.
총 자산 중 유형자산(135조2천억 원)과 무형자산(45조7천억 원)이 54.3%를 차지해 민간기업 평균(36.9%)에 비해 크게 높았는데 이는 사회기반시설 또는 그 관리권을 보유하는 공공기관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기업의 경우 주택공사(10조4천억 원), 토지공사(8조4천억 원), 도로공사(2조원) 등의 사업 자산이 크게 증가해 자산이 2006년에 비해 11.1%(26조7천억 원) 증가한 267조5천억 원이었고, 준정부기관은 철도시설공단(3조7천억 원), 주택금융공사(8천억 원) 등의 자산이 크게 늘어나 같은 기간 13.3%(7조7천억 원) 증가한 65조7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의 부채는 자산보다 더 빨리 늘어 지난해 기준 총 부채는 전년 대비 16.2%(23조9천억 원) 증가한 170조4천억 원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의 총 부채는 16.3%(19조3천억 원) 증가한 138조3천억 원이었고 준정부기관의 부채는 16%(4조5천억 원) 늘어난 32조1천억 원이었다.
이들 101개 기관의 총 자본은 지난해 기준 162조8천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6.9%(10조5천억 원) 늘어났다.
◇ 공기업 부채비율 100% 넘어
이처럼 자산보다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공기업의 안정성 지표도 악화됐다.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2004~2007년에 85.2→85.5→97.6→107.0%로 늘면서 2006년 민간기업 평균치(105.3%)를 웃돌았고 영업이익 대비 이자보상비율은 282.0→199.6→212.1→185.7% 등으로 감소세다.
부채비율 증가율은 주공(20.8%), 토공(20.3%), 난방공사(11.9%) 등이 공기업 전체 평균인 9.6%를 웃돈 반면 주택보증의 경우 부채비율이 2007년에 41.4%에 그칠 정도로 줄었다. 컨테이너부두공사와 철도공사, 석탄공사는 영업적자 지속으로 이자보상비율이 마이너스 상태였다.
공기업의 생산성을 보면 지난해 총자본투자효율과 설비투자효율이 각각 7.9%와 26.3%로 전년 대비 0.3%포인트와 2.6%포인트가 높아졌지만 노동소득분배율은 25.1%로 1.5%포인트 낮아졌다.
준정부기관의 경우에도 부채비율이 91.1%에서 95.4%로 상승하고 자기자본비율도 52.3%에서 51.2%로 하락하는 등 안정성 지표가 다소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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