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그룹총수격인 남중수 사장과 내년 합병이 거론되던 자회사 KTF의 사장이 한꺼번에 구속된 일은 가히 충격적이다.
민간기업의 총수와 CEO가 한꺼번에 구속되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CEO 선출을 둘러싸고 사회이슈가 되기도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장급 인사들이 함께 구속된 KT를 추스르는 중책을 맡을 신임사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시급한 글로벌 통신기업 KT의 위상제고도 뒤로 미뤄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특히 제3국에서 글로벌통신 기업들과 경쟁하는 KT가 신임사장을 선출 못해 우와좌왕하는 모습은 글로벌기업이라기 보다 작은 중소기업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는 ‘사장 추천위원회’가 사전에 미리 정관을 살펴보고 후보에는 “이러이러한 사람만 입후보 할 수 있다”라는 사항을 공지만 했어도 혼란을 사전에 충분히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회사내부 사정이겠지만 ‘정관25조’도 참으로 이상한 조항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IT기업들은 회사가 성장하는데 도움만 된다면 ‘경쟁사 CEO’까지도 영입하는 게 작금의 상황이다. 그런데 KT는 '경쟁사 CEO' 출신은 사장이 될 수 없다.
내부인사도 사장에 오를 수 없다. KT 출신이 죄인가. 김홍구·송영한·이상훈·박부권씨는 오늘의 KT를 이끌어 온 산증인들이다. KT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고 전문성과 리더십을 검증받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남 전 사장과 CEO 자리를 두고 경합했거나 내부 역학관계 탓에 자회사 사장 혹은 외부기관으로 밀려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얼토당토한 출신성분 차별로 사장후보에 내부직원들의 지원을 방해하고 있다.
사추위는 갈팡질팡, 내부 조직은 ‘하늘’만 쳐다보는 사이 후임 사장 인선은 아수라장이 됐다.
경쟁사CEO, 내부승진 등이 안 된다면 도대체 누구를 사장으로 선임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시장에서 사장 추천위가 정치실세와 청와대 개입설, 심지어 내정자를 정한 채 공모한 요식행위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이에 해당하는 인물이 사장에 선정되면 자격시비와 정통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KT의 신임 CEO는 시장과 직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업고 위기에 빠진 KT를 구출할 인물이 절실하다.
조윤성 기자 co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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