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여전… 눈높이는 낮춰야"
약세를 거듭하던 국내외 주식시장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상승 지속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주 말 증시부양펀드 투입과 외국인 매수전환에 힘입어 단숨에 1000선을 회복했다. 미국 다우지수도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에 대한 재무장관 지명 소식에 힘입어 8000선을 되찾으며 급등했다.
23일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낙폭이 과도했던 만큼 기술적 반등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 불안요인이 여전한 만큼 경계를 늦추지 말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기술적 반등 무게=코스피는 10월부터 최근까지 30% 넘게 급락했다.
이처럼 낙폭이 큰 상황에서 정부정책 기대감과 수급 개선을 재료로 증시가 기술적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세계적인 정책공조 속에 각국이 금융위기 해소와 경기 방어를 위한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증시는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증시가 워낙 가파르게 하락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주 후반 증시가 강한 반등에 나선 점도 전저점 지지나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다"고 전했다.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 부각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주춤한 점도 긍정적이다.
증시부양펀드나 연기금이 매수를 확대할 것이란 기대도 증시 반등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적株 중심 매수=디플레이션 공포가 국내외 시장을 엄습하고 있어 매수는 실적 기대주 중심으로 압축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동시에 상향조정된 기업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17개와 9개로 조사됐다.
코스피시장을 보면 LG생활건강 웅진코웨이 현대미포조선 삼성정밀화학 현대모비스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 세아베스틸 신원 SKC STX엔진 한진 한진중공업 KTF CJ 금호타이어 대한항공이 여기에 들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KH바텍 피앤텔 우리이티아이 현진소재 우주일렉트로 평산 아이디스 엘앤에프 태웅이 꼽혔다.
대신증권 최재식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가 오른 종목은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이 매수 적기가 아닐지 몰라도 반등 국면에 대비해 참고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지희 연구원은 "불확실한 경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경기에 민감한 섹터보다는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종목이나 섹터 위주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눈높이는 낮춰라"=증시 반등 가능성은 커졌지만 섣불리 기대치를 높여서는 곤란하다는 조언도 만만치 않다.
채권ㆍ외환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침체를 고려하면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반등 연장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탄력성과 지속성을 유지하기에는 힘에 부칠 것으로 보여 시장전략은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위로든 아래로든 변동성이 커진 점은 불안정한 투자심리를 반증하는 것이다. 작은 미확인 악재가 불거질 때 시장은 얼마든지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투자심리와 시장 체력을 고려할 때 이번주도 미국 시장에서 들려오는 뉴스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유동성 악화나 환율 폭등 상황을 감안한다면 일시적 반등을 일부 현금화 기회로 삼는 보수적인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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