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글로벌경쟁 최후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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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2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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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체 중 내년 매출액 증가 유일
"우호적 환율여건 지속 최대 무기"
"소형차 중심 글로벌 점유율 확대"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미국 자동차 '빅3'가 파산 지경에 몰려 정부 지원을 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ㆍ기아차가 환율 급등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여간다면 최후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용대인 한화증권 연구원은 25일 "세계 자동차 업계가 생존게임 양상에 돌입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를 통틀어 유일하게 매출액이 증가하고 이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가진 가장 큰 무기로는 우호적인 환율이 꼽혔다. 두 회사는 2005~2007년 달러당 900원 수준 원화 강세도 거뜬히 버텼으며 최근 환율급등으로 여건이 더욱 유리해졌다.

용 연구원은 "올해를 기점으로 원화가 달러화나 엔화, 유로화를 비롯한 주요 통화보다 모두 약세로 전환됐다. 일본 차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한일전에서 역전승을 거두게 됐고 내년에도 이런 구조는 유지될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선만 유지해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수출할 시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가 자동차 업계에 대한 지원에 나서는 것도 현대차와 기아차에 크게 불리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용 연구원은 "미국 빅3 살리기와 자동차 수요 붕괴 노력은 현대차와 기아차에도 이득이다. 빅3가 살아남더라도 왜소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업계로서는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과 관련해서도 원화 약세 덕에 국내 자동차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감소에도 현대차와 기아차에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가 올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정연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신흥시장에서 소형차를 바탕으로 충분히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급격히 상승한 환율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비용경쟁력이 일본, 유럽 완성차에 비해 높아졌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위기는 두 회사 모두에 위험보다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말 다수 완성차 업체가 감산에 들어가면서 내년에는 잉여 공급량이 줄어 공격적인 가격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가격 하락과 환율 수혜로 현대차와 기아차 이익률이 올해보다 개선될 여지가 커진 것이다.

정 연구원은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 밸류에이션은 극히 저평가된 상태다. 내년 어려운 판매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두 회사 주가는 충분히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외국 자동차 업체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가능성은 염려스러운 대목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위기를 계기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시장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미국 신정부가 외국 자동차 업체에 대한 견제 강화에 나설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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