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급랭..올해 무역적자 100억弗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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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0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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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수출이 11월에 무려 18.3% 급감하면서 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다.

    선진국에서 시작한 경기침체가 개도국으로 빠르게 옮아가자 수출 주력시장이 무너지고 수출 주력품목들도 줄줄이 두자릿수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오랜 기간 수출은 어두운 터널에 갇힐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로 지난달 수입도 6년9개월 만에 두자릿수로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소폭 흑자를 냈지만 올해 들어 11월까지 무역수지는 13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따라서 연간으로는 100억달러 이상 적자를 내면서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의 84억5천만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 수출, 기댈 곳이 없다
11월 수출 감소폭 18.3%는 미국의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선진국 경기가 침체에 빠졌던 2001년 12월의 20.4% 이후 가장 높다.

   올해 들어 수출은 석유제품과 철강 등 단가상승 효과로 20%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세계 경기침체에 따라 6년 반 만에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선진국에서 시작한 경기침체가 개도국의 성장둔화로 빠르게 옮아가면서 주력시장이 무너지고 주력품목들도 줄줄이 두자릿수의 감소세로 돌아서 수출은 기댈 곳을 잃은 상황이다.

   지난달 수출을 주력품목별로 보면 유가상승으로 9월까지 수출 1위를 차지했던 석유제품은 물량이 9.4% 늘었지만 수출금액은 19% 급감했다.

   자동차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사상 최대 위기에 따라 13.1% 감소했으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주문취소 등에 따라 섬유류의 수출이 18.4% 줄었다.

   IT 제품의 경우 선진국 시장의 크리스마스 특수가 실종됐다. 컴퓨터는 무려 55% 줄었고 가전 -51%, 반도체 -44%, 무선통신기기 -26%, 액정디바이스 -19.4% 등을 기록했다.

   반도체는 경기침체 뿐 아니라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5개월 연속 수출감소세를 이어갔으며 가전은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서킷시티의 파산 등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철강도 수요감소와 단가 하락으로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일반기계도 개도국의 제조업 부진 여파로 24.4% 급감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선박은 34.7% 증가했지만 이는 과거에 수주한 물량 때문이며 최근 조선시황이 빠르게 식고 있어 성장률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27.8% 급감해 지난달 2.6% 감소에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졌다.
대(對)중 수출의 절반 정도는 중국에 투자한 우리 기업으로의 수출로 선진국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수출 가운데 70% 비중을 차지하는 대 개도국 수출은 17.5% 줄어 큰 폭의 감소세로 돌아섰고 대 선진국 수출도 8.3% 감소해 부진을 이어갔다.

   따라서 수출은 IT 거품 붕괴로 2001년 6월부터 2002년 2월까지 8개월 연속 두자릿수의 감소세를 기록했던 시절로 돌아갈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당시에는 선진국 중심의 경기침체였지만 최근에는 개도국의 성장둔화로 이어지고 있어 수출 침체의 터널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 내년 마이너스 우려도
이런 수출 감소는 추세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 실물경제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물론 중국 등 개도국 시장까지 움츠러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품목별 수출이 대부분 줄었고 개도국 시장도 위축됐다"며 "수출 감소가 추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출은 연말연시 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게 됐고 실물경제 침체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내년에도 당분간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출단가 하락까지 겹치고 있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에는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하반기에 세계 경제가 힘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연간으로는 한자릿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정부는 지난달 3일 수정예산안을 짜면서 내년 수출이 4천900억 달러, 수입이 4천956억 달러로 각각 올해 전망치보다 9.0%, 8.4%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내년 수출액을 4천700억 달러 안팎으로, 산업연구원은 4천568억 달러로 내다봤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27일 수출 증가율이 3.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SK경영연구소는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보기도 했다.

   이런 전망대로 내년 수출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진다면 2002년(8.0%) 이후 7년만이고,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2001년(-12.7%) 이후 8년만에 암울한 실적을 내게 된다.

   지식경제부는 10월부터 업종별.기능별 위기대응반을 운영한데 이어 이 달부터 실물경제 종합지원단을 가동, 자동차부품과 조선기자재, 전자부품 등 품목별로 생산기업들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서지만 맥 빠진 수출에 다시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G경제연구원 윤상하 선임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수출 증가율이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수출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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