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불황 속에서도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제각각 세계 최초·최고 기록들을 경신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수주급감과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에서도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의 T자형 도크개발을,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세계 최초의 LNG-FPSO선 수주를, STX조선은 세계 최고의 도크회전율 기록을 각각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대부분 도크가 1자형 모양이지만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 지난 13일 세계 최초로 울산조선소의 제1도크를 T자형으로 개조했다.
도크는 바다에 배를 띄울 수 있도록 파놓은 직육면체 모양의 웅덩이로 현대중공업은 중앙 측면을 확장해 길이165m, 폭47m, 높이12.7m, 부피9만8488.5㎥로 기존 도크 보다 25%정도 확장시켰다.
현대중공업은 T자형 도크의 여분공간 활용으로 기존 4척(1만 TEU급 컨테이너선 기준)에서 8척 건조가 가능해졌고 건조기간도 짧아져 생산 효율성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유럽 선사를 통해 첫 수주한 6억8000만달러 LNG-FPSO선 1척으로 올해도 세계 최초로 조선업계 블루오션의 선발 개척주자로 우뚝 올라섰다. 지난해 4월 영국 FLEX LNG사의 4척 수주에 이어 현재까지 전세계 물량 5척을 모두 수주한 상태다.
LNG-FPSO선은 세계 2400여곳 중소규모 해양가스전 상업화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천연가스의 육상 액화∙저장설비 필요없이 해상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설비다.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수주한 21만㎥ 용량의 선박을 발판으로 대형 에너지 회사들이 발주할 예정인 56만㎥의 초대형 규모도 개발에 착수했다.
STX조선은 지난해 도크 1기에서 ‘13회전(Batch) 총 28척’을 건조하는 세계 최고의 도크회전율을 기록했다. 대부분 조선소의 도크 회전율이 8~10회전임을 감안하면 STX조선의 13회전은 획기적 기록인 셈이다.
STX조선은 도크당 최대 5척까지 동시 건조가 가능한 ‘세미텐덤 건조공법’ 등 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3월과 11월에 성공한 ‘1회 3척 동시진수’는 도크 1기에서 5척을 동시에 건조한 후 3척의 배를 먼저 진수시키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STX조선 관계자는 “매년 진화하는 STX조선의 도크 배치 방식은 추가 설비 투자나 별도의 비용 증가 없이 기존의 설비를 최대한 활용한 과학적 방법”이라며 “매출액과 생산량 증대를 도모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조선분야 수출 목표를 544억 달러(약 70조원)로 설정하고 연구개발비 예산도 전년대비 두 배 이상 늘려 지원키로 했다.
이인환 기자 jo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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