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은행 시스템이 사실상 파산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의 금융권 손실이 3조6000억 달러(약 5000조원)에 달할 것이라면서 은행 시스템이 총체적인 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20일 두바이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한 루비니 교수는 이같이 밝히고 3조600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은행과 브로커리지 딜러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은행권의 자본금이 1조4000억 달러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손실액이 3조달러를 넘을 경우 사실상의 파산을 맞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루비니 교수는 앞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3500억 달러를 금융권에 투입했지만 이는 턱없이 모자르다면서 버락 오바마 정부는 1조 달러를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발 금융위기로 전세계 금융권이 상각한 부실자산 규모는 1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이날 자산 기준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자기자본율 정상화를 위해서는 800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제2의 금융위기론을 가중시켰다.
프리드먼, 빌링스, 램시의 폴 밀러 애널리스트는 이날 공개한 리포트를 통해 BOA가 자기자본비율을 6~9%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800억 달러 이상이 투입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BOA는 유동성 위기로 지난해 미국정부로부터 250억 달러를 지원받은 이후 올들어서도 20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받았다.
기관들을 상대하는 대형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 역시 채권관련 미실현 손실이 지난 9월말 33억달러에서 12월말에는 2배 가까이 늘어난 63억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금융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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