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시장친화 소신 고려 철회 기대"
증권선물거래소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이 당국인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 무렵 연기돼 증권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이 자본시장통합법 시대에 역행한다며 차제에 이를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신임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거래소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22일에서 29일로 연기했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 안팎에선 윤 내정자가 견지해온 시장친화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공공기관 지정이 철회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A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윤증현 내정자는 일관성 있게 지켜온 시장친화적인 소신을 취임 이후에도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본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주주인 민간 증권사 권리를 훼손하는 공공기관 지정이 철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규제완화로 대변되는 자통법 시행이 내달 4일로 임박한 상황에서 자본시장 상징인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사업계획을 세울 때마다 정부로부터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며 "해외 대형 거래소와 무한경쟁에 돌입하는 자통법 시대에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뛰어가도 부족한 판에 발목을 잡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도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이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다.
B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자본시장에서도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과 같은 규제강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빈말로 여겨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거래소가 꾸준히 펼쳐왔던 해외 사업도 타격이 예상된다.
거래소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국내 거래시스템을 수출하는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정부로부터 공식 공급자로 선정됐으나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당장 이들 사업이 중단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거래소는 증권회사와 선물회사가 대주주인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공공기관 지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철송 한양대 교수는 "정부는 경영이 방만하다는 막연한 이유로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며 "하지만 거래소는 민간인이 주인인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민간 차원에서 해결되도록 해야지 국가가 직접 나서 간섭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