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격차 여전, 삼성전자.하이닉스 우세 이어질 듯
11일 일본 엘피다와 대만 D램 3사의 경영 통합 소식이 전해지면서 D램 시장 판도가 변화할 전망이지만, 그 파괴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지난 1년 동안 D램 가격은 10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그나마 올해 초부터 공급 감소로 D램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이번 D램 업체의 통합으로 인해 다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엘피다는 지난해 3분기 까지 1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하이닉스(19%)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여기에 파워칩(5%), 프로모스(3%), 렉스칩(0.1% 미만)을 합치면 삼성전자(30%)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한다.
이번 통합으로 인해 마이크론 진영의 통합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11%의 점유율로 D램 업계 4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대만 난야(4%), 이노테라(0.1% 미만) 등과 통합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이들 해외 업체들의 합종연횡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반도체 기업간의 합병은 '1+1=2'가 아니라는 전례가 있다는 것. 1999년 현대전자와 LG반도체 합병 당시에도 양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세계 1위였지만 하이닉스는 2위에 머물러 있다. 한때 D램 1위를 달렸던 NEC도 히타치와의 합병을 통해 엘피다로 야심찬 출발을 했지만 여전히 3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해외 경쟁사들의 기술 경쟁력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크게 뒤지고 있는 만큼 통합으로 인한 파괴력 역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40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 올 3분기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경쟁사들의 기술력은 60~70나노 대에 머물러 있다. 국내 기업들이 이미 50나노 급에서 일정 수율 이상의 양산을 시행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엘피다만이 7~9월 중 50나노 양산 전환을 계획하고 있지만,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이를 시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40나노 공정은 50나노에 비해 생산성이 50~60% 이상 높으며 경쟁사들이 운영 중인 60~70나노와의 생산성과는 비교가 안된다"며 "생산성과 원가절감이 필수적인 반도체 사업에서 단지 덩치만 키운다고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해외 D램 업계의 합종연횡의 성공 여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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