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경 KAI 사장은 30일 서울 소공돌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항공산업은 어느 나라든지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할 수 없다”면서 사실상 정부측 지분인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에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김 사장은 “보잉이나 록히드 마틴이 정부 지분이 없다고 하지만 미국 록히드 공장 정문에는 미 공군 마크가 걸려 있으며 공장 부지는 정부로부터 영구임차해 쓰고 있다”면서 “지분이 아니더라도 항공산업은 정부가 지원하고 있으며, 방산 부문에 대한 지원에 대해 (통상 등) 문제가 없기 때문에 방산 부문에 개발해 민수 부문에 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의 경우 UAE의 경험과 같이 군용기는 수입자가 상대방 국가 공군이며, 정부니 파는 회사가 민간 업체라도 정부가 지원해야 하므로 밀접한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성용 KAI 경영지원본부장 역시 "현 지분 구조는 30년 이상 장기간 운용되는 항공기 특성을 고려했을 때 최적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이스라엘은 정부가 항공기 제작업체 지분을 100% 갖고 있고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각각 30%, 25%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KAI는 이날 설명 자료에서 "해외의 항공기 구매 대상국에서는 정부가 보유한 KAI 지분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 사업의 신뢰도 측면에서 우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999년 10월 설립된 KAI는 산업은행이 30.5%, 두산인프라코어, 삼성테크윈, 현대차가 각각 2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T-50 고등훈련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KAI는 2005년 대한항공이 두산 등과 지분 인수를 논의하면서 인수·합병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
당시 가격 차이로 지분 인수를 포기했던 대한항공은 최근 일각에서 KAI 지분 매각설이 나오면서 다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KAI는 노조는 물론 협력업체까지 나서서 대한항공의 지분 인수에 반대하고 있고, 다른 지분 보유업체들도 지분 매각에 난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AI는 올 1분기 3266억원의 매출과 4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연간 1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KAI는 "2010년 말 또는 2011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매출도 지난해 9100억원에서 2011년에는 1조8290억원으로 늘고 영업이익률도 11%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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