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친박계 추대 구도···민 '3파전' 예고
여야는 4·29 재보선 이후 숨 돌릴 틈도 없이 당내권력투쟁에 뛰어들었다. 한나라당은 21일, 민주당은 15일 각각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예정돼서다. 당내 대혈투로 여의도 정가가 한동안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압도적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친이(친 이명박)계 안상수, 정의화 의원 등이 경쟁하는 구도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 송영길 최고위원 등 당지도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부겸 의원과 호남권인 이강래 의원, 비주류연합인 ‘민주연대’ 대표 이종걸 의원 등이 치열한 3파전이 예고된다. ‘이강래-이종걸’ 단일화가 최대 변수다.
◆한나라, 친박 '합의추대'냐…친이 역전이냐
한나라당의 이번 경선의 키워드는 ‘당의 쇄신과 화합’이다. 당내 친이.친박 간 골 깊은 갈등을 해소할 적임자가 누구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에서는 전반적으로 친박계 김 의원의 압도적 우세를 점치고 있다.
김정권 원내대변인은 6일 “당내 초·재선 의원을 비롯한 대다수가 김 의원이 원내대표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며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있지만 거의 판세는 김 의원 쪽으로 굳어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진 5곳에서 전패하면서 당내 개혁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고 “이번에는 친박계에 기회를 줌으로써 당 화합을 꾀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경선은 외형상으로는 김 의원에 대한 ‘합의추대’가 아닌 ‘자유경선’ 형식을 띨 전망이다.
친이계 한 의원은 “이미 안상수, 정의화, 황우여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이기 때문에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재보선 패배 이후 당의 새로운 행보를 보여주는 첫 경선이기 때문에 친박계를 배려하는 차원이 되지 않겠느냐”고 피력했다.
◆민, 주류 대 비주류…치열한 3파전
민주당 경선의 경우 주류 대 비주류간 대격돌이 예상된다. 현재 주류측의 김부겸 의원과 비주류측의 이강래, 이종걸 의원의 3파전으로 압축돼 본격적인 당내 노선 투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날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김 의원은 ‘싸울 때와 협상할 때를 명확히 구분하는 정치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본격 표몰이에 들어갔다.
김 의원은 주류의 지원사격을 등에 업고 있다. 정 대표, 송 최고위원을 비롯, 안민석, 정장선, 조정식, 최재성 의원 등 수도권 의원들이 그의 지지그룹이다.
여기에 호남출신 김동철, 유선호, 김성곤 의원 등 ‘친손계’도 김 의원의 지지그룹이다.
이에 맞서 비주류계 의원들은 김 의원이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야당지도부의 선명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공략 포인트로 활용할 태세다.
8일께 후보 등록을 마칠 예정인 이강래 의원은 ‘대안 있는 강한 야당’을 슬로건으로 비주류 통합 후보의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이 의원측은 “민주연대의 이종걸 의원과의 후보단일화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며 “기존 지도부 쇄신차원에서 비주류계가 하나로 모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 17명이 소속된 민주연대의 대표인 이종걸 의원도 이날 출사표를 던졌다. 당의 전면 쇄신과 변화를 주창하면서다.
민주연대 우원식 대변인은 “최규식, 천정배 의원 등이 참여한 회의에서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지지했다”며 “특히 호남은 민주당에 개혁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 의원은 이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