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무분별한 보너스 잔치가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는 비판 속에 납작 엎드려 있던 미국 금융기관들이 또 다시 연봉 인상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미 정부가 금융권의 과도한 보상체제에 문제를 제기한 터라 대놓고 연봉을 높일 수 없는 금융기관들은 기본급을 높여 삭감된 보너스 일부를 보전할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조만간 투자은행 부문 직원들의 기본급을 인상할 전망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두 은행이 모건스탠리가 지난주 발표한 대로 보너스를 낮추고 기본급을 올리는 방식의 연봉 체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2일 연봉에서 보너스 비중을 낮추고 기본급은 높이는 방식으로 연봉 체제를 바꾼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은 이런 고육지책의 배경에는 핵심 인재의 이탈을 막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제시카 오펜하임 BOA 대변인도 "투자은행 부문은 언제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인재를 잃지 않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 임금 컨설턴트인 제임스 레다 역시 "모건스탠리와 씨티, BOA의 연봉 체제 개편 움직임은 고액 연봉을 신봉하는 월가에 새로운 '연봉 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며 "JP모건과 골든만삭스도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구제금융 상환을 계획하고 있는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아직 기본급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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