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론(Game Theory)'은 경쟁 주체의 대처행동을 고려하면서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선택을 분석한다.
이 이론은 '죄수의 딜레마'라는 도식으로 쉽게 풀이된다.
함께 범죄을 져지른 죄수 A와 B가 두명의 죄수가 있다. 두 죄수가 각각 격리된 상황에서 심문을 받는데, 두 사람은 자백 혹은 함구, 두 가지 전략을 쓸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자백하면 각각 10년형을 받게 된다. 만약 A가 자백하고 B는 함구하면 A는 무죄로 풀려나고 B는 30년형을 받게 된다. B가 자백하고 A가 함구하면 B는 무죄, A는 30년형을 받는다. 둘 모두 끝까지 함구하면 3일씩 구류를 살고 무죄로 풀려난다. 이 같은 상황서 일반적으로 A와 B는 모두 고백하고 10년형을 받게 된다.
각자가 서로 신뢰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를 이끌 수 있지만 상황의 불확실성과 불신의 문제로 상호 극대화된 이익을 도출하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민간배드뱅크 설립을 두고 자산관리공사(캠코)와 은행연합회측 간의 신경전이 보통이 아니다.
캠코 관계자들은 민간배드뱅크에 대해 "잘 될리가 없다, 지난 4월말에 출범하기로 했는데 올 하반기로 미룬 것을 보면 은행 간 이견은 물론 자본 부족이 분명하다"라고 말한다.
1962년 출범 이후 50년 가까이 국내 배드뱅크 시장을 독점해 온 캠코로서는 금융위기라는 '호기'에 맞은 경쟁자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은행권은 캠코에 대해 "배드뱅크 업무도 금융업의 한 업권인데, 국내에서는 너무 오랫동안 캠코가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고 비판한다.
은행권은 그 동안 헐값에 부실자산을 인수한 뒤 매각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캠코에 불만이 많았던 것이다.
금융권의 부실자산이 31조원(3월말 기준)에 이르고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상황서 양측의 이 같은 신경전은 불안감을 일게 한다.
우선 선박처럼 가치평가, 관리, 처분이 어려운 자산을 어떻게 나눠 정리할 지 걱정이다. 양측이 협조하지 않으면 외국계 자본에 넘어가거나 공중분해할 가능성이 높다.
또 비상장주식이나 아파트 같은 인기 자산은 서로 유치하기 위해 경쟁할 것이다. 부실화한 자산의 가격상승은 불보듯 뻔하다.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서로 협력과 협조를 통해 부실을 털어내고 금융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호 견제 민간배드뱅크의 설립 후를 우려케 한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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