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으로부터 외화 자금을 차입한 것은 우리가 최초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산업은행 현지법인(UzKDB) 김장진 행장은 최근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해외 현지 금융기관이 어려움 속에서도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으로부터 외화 1억5000만 달러 차입에 성공한 것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지난 4월에는 이미 8000만 달러를 인출이 이뤄졌고 향후 남은 자금도 순조롭게 차입이 이뤄질 예정이다.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의 물류 허브 지역인 나보이 경제특구에 진출에 성공해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우즈베키스탄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다.
1997년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UzKDB은 지난 2006년 현지은행을 인수한 이후 3년 만에 자산과 순이익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에서는 UzKDB가 우즈벡을 대표하는 외국계 은행으로 성장해 현지인들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은행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UzKDB의 현지화 성공은 금융업의 ‘불모지‘에서 이룬 성공이라 더욱 갚진 것으로 더욱 갚지다.
우즈베키스탄은 국민 90% 이상이 은행에 예금을 하지 않을 정도로 금융업이 낙후돼 있었다.
우즈베키스탄 현지 은행들이 돈을 제 때 인출해주지 않거나 출금 시 별도의 수수료를 받았기 때문에 국민들은 은행을 믿지 않았다. 그럼에도 현지은행들은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다.
구 소련으로부터의 분리 독립 후 1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후진적 금융시스템이 개선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김 행장은 지난 2006년 2월 UzKDB 초대 부행장으로 부임한 이후 우선 현지인들의 이런 은행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관료주의적인 요소부터 없애기로 했다.
이를 위해 KDB 본점의 국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진화된 금융서비스를 주저 없이 도입했다.
한국처럼 자유로운 입, 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곳 화폐인 숨을 달러로 환전하는 외환 시스템을 도입해 다른 은행들과 차별화했다.
김 행장의 차별화 전략이 시장에서 먹혀들어가면서 그동안 ‘은행은 불편한 곳’ 이라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점차적으로 ‘은행은 필요한 곳’ 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김 행장은 이와 함께 UzKDB의 현지화 작업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해외 현지 법인 은행들이 주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것과는 달리 UzKDB는 철저하게 현지 외국 기업 중심의 영업 전략을 추구했다.
이로 인해 UzKDB의 전체 고객 중에서 한국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안팎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네슬레 등과 같은 외국계 기업들이다.
현지화를 위해 현지 직원 채용도 활발하게 진행해 본국 직원과의 비율이 97%에 달한다.
최근에는 UzKDB가 성공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투자은행으로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여신을 기본으로 하되, 석유나 가스와 같은 자원 개발 및 대형 프로젝트의 영업중개 업무에도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내 구조조정에 따른 인수합병(M&A) 관련 자문 등의 업무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은행의 선진화를 위해 한국에서 프로그래머들을 데려와 신IT 서비스 구축 사업도 벌이고 있다.
수익 창출이 큰 투자은행 분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현지의 6개 외국계 은행들과의 차별화 전략은 더욱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지방 대도시와 중앙아시아를 있는 물류 허브 지역으로, 현재 5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나보이 경제특구에 UzKDB는 지점 개설에 성공했다.
김 행장은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을 계기로 각 분야에서 한-우즈베키스탄 경제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나보이 경제특구에 지점을 개설해 명실공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최고의 은행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타슈켄트=아주경제) 최귀영기자 ckygood2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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