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값이 저렴한 미니노트북인 ‘넷북’ 신드롬이 한창이다.
넷북은 전체 PC 시장의 15~20%를 잠식하면서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올해 1분기에만 590만대 이상이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6%나 증가한 수치다.
PC업계에서는 넷북이 그동안 침체돼 있던 PC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황금알’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10인치대 ‘NC10’ 모델의 넷북을 출시한 이후 월 평균 15만~20만대를 팔았다. 올 4월 말 선보인 ‘N310’과 ‘N120’의 반응도 뜨겁다.
특히 N310 넷북은 레드오렌지, 터키블루 등 화려한 색상에 부드러운 감촉 등으로 출시 한 달 만에 7000대가 팔리기도 했다.
삼성전자 한국총괄 관계자는 “오랫동안 경기가 안 좋다 보니 고가인 일반 노트북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며 “넷북은 이를 대체하고 있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성능이 일반 PC에 비해 떨어지지만 휴대성 면에서 소비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 넷북 관련 홍보 동영상 시리즈를 선보이는 등 판매 전략을 더욱 강화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MSI코리아가 지난해 7월 선보인 ‘윈드 U100 넷북’도 5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넷북이 인기를 끌자 MSI는 윈드 러브, 윈드 레드, 윈드 U100 플러스 등 다양한 시리즈를 출시했다.
제조업체들의 이러한 반응에 반해 판매처인 대리점은 넷북에 대해 ‘계륵’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넷북이 50만~70만원대로 판매 단가가 낮아 마진율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넷북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안 팔 수는 없는 일이다.
용산 전자 상가 A 판매점 직원은 “일반 노트북 판매가 하루 평균 1~2건으로 낮아지고 넷북 판매는 2배 이상 늘었다”며 “겉으로 보기에는 넷북 열풍에 매출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전체 매출액은 더 나아진 게 없다”고 털어놨다.
이 직원은 최근 이동통신사에서 넷북을 무료로 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도 판매자에게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동통신사는 와이브로 회원 유치에 넷북을 미끼 상품으로 내놨다.
넷북을 구입한 고객 중 일부는 그래픽과 사진 작업 등 기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미처 체크하지 못해 항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넷북이 일반 PC 겸용으로 인터넷이나 간단한 워드 작업 등을 할 때 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모른 체 휴대성과 디자인만 보고 사갔기 때문이다.
이 직원은 “고객이 넷북을 구입한 후에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곤란할 때가 많다”며 “사진 작업 등이 필요하다고 하면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으면서도 성능이 좋은 일반 노트북으로 구입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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