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상품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달러화의 약세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상품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를 북돋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주요 상품 가격이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품시장의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다만 아직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전날 주요 상품지수인 S&P 골드만삭스상품지수(GSCI)는 하룻새 2.1% 오른 45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올 들어 지수는 30% 가까이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물론 대두와 커피 구리 밀 등 개별 상품 가격도 이날 일제히 5% 이상 올랐다.
상품 가격의 오름세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상품 가격 상승에 베팅한 비율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다.
영국 바클레이스은행의 투자은행(IB) 부문인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느리지만 확실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상품시장이 각광받고 있다"며 "기관투자자는 물론 각국 국부펀드와 펀드매니저가 동시에 상품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상품시장으로 몰리는 데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 가치도 한몫하고 있다. 상품 가격은 달러화로 매겨지기 때문에 달러화의 가치 하락은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경기회복 전망과 함께 확산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투자자들을 상품시장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막대한 재정을 지출하고 있는 터라 물가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헤지수단으로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문은 같은날 사설을 통해 아직 상품시장의 과열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상품 가격이 줄곧 오르기만 하면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상품 가격의 급등세를 방어할 수 있는 대체 상품 공급처가 확보돼 있어 상품 가격은 장기적으로 평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원유 가격이 폭등하면 셰일이나 타르샌드 등으로 석유를 대체하면 그만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신문은 상품시장에서 일지 모를 새로운 거품을 걱정하기보다는 혼란스런 경제 전망의 소용돌이 속에 석유를 들이 붓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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