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천 회장이 박 전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 등에게 청탁한 사실은 소명됐으나 그 대가로 중국 베이징에서 15만 위안(2천500만원)을 받았다는 점과 박 전 회장의 회사에 투자한 돈 중 6억2천300만원을 돌려받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 "조세포탈 혐의는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권거래법 위반 부분은 일응 소명이 있다고 인정되지만, 범행의 정도와 동기 등을 참작할 때 비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영장기각 사유를 검토해보고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천 회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및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천 회장은 작년 하반기 태광실업 세무조사 때 국세청장에게 조사 중단을 청탁한 대가로 박 전 회장에게서 6억여원의 금전적 이득을 얻고, 박 전 회장의 도움으로 자녀에게 주식을 편법증여하는 등 100억여원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또 2003년 나모인터랙티브, 2006년 세중여행을 각각 합병해 세중나모여행을 만들고 합병ㆍ분할을 통해 13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과정에서 주가 조작 및 우회상장 등의 방법으로 자녀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천 회장을 처음 소환하는 등 세 차례 불러 조사하고서 23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었으나 그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수사를 중단해 영장청구가 미뤄졌었다.
천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청탁 대가로 단 1달러도 받지 않았다. 작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박 전 회장이 건넨 15만 위안도 대한레슬링협회 부회장으로서 지원한 선수단 격려금이었을 뿐이다"며 혐의를 부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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