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간 계속됨에 따라 한국 경제 역시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경제연구소 정기영 소장은 3일 삼성 사장단 협의회에서 '하반기 한국 경제동향' 강연을 통해 "산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환율강세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가 불황영 흑자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소장은 "지난 IMF 당시와 달리 전세계적인 불황이 이어지고 있고, 국내 내수시장 역시 힘이 없기 때문에 회복 속도도 10년 전에 비해 더딜 것"이라며 "한국경제는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4%로 하락하고, 1인당 국민총소득 역시 1만6783 달러로 4년 전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정 소장의 설명이다. 정 소장은 또 올해 경상수지는 285억 흑자를 보이지만 수출이 전년 대비 23.4%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흑자구조는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떨어져서 보이는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 국제 산업용 원자재 가격이 상반기에 비해 20~30% 상당 상승하고 있으며, 환율도 연중 1245원으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원자재를 수입해 수출하는 우리 경제구조를 감안하면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정 소장은 하반기에 사회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기업부실이 부각되면서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문제로 우리 사회가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소장은 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긴 호흡으로 세계 경기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사이에 '갭'이 큰 만큼 부분적인 지표로 상황을 낙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이수빈 회장은 "여러 불확실성이 크지만 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투자가 미뤄져서는 안된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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